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민주당 험지로 꼽히는 부산·경남(PK) 지역 유세에 나선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을 찾아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을 찾아 해양수산부와 해운회사인 HMM(옛 현대상선)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했다. 집권하면 정부가 나서서 민간 회사인 HMM의 본사를 부산으로 옮기도록 하겠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번화가인 서면 일대를 돌며 선거 유세를 벌이던 중 이같이 약속했다. 그는 “국가기관은 원래 여기저기 찢어 놓으면 안 되지만 해수부는 업무 대부분이 해양수산”이라며 “해수부만큼은 부산으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지원해 후방 산업도 키워야 한다”고 했다. 그 핵심을 해운회사로 꼽으며 HMM의 부산 이전을 약속한 것이다. 그는 HMM이 “민간 회사지만 정부가 출자했기 때문에 마음먹으면 (이전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해수부 등을 이전해 부산을 해양수도로 만들고, 이를 토대로 북극항로 개척에 나서겠다는 지역 발전 청사진을 밝혔다. 그는 “2030년이면 북극항로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북극항로에 대한 지배권과 영향력이 엄청나게 중요하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늦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해수부와 HMM 이전 약속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의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나왔다. 이 후보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서울에 있는 한국은행, 산은, 주택은행(현 KB국민은행)을 싹 다 부산으로 가져다주면 좋겠는데 그게 되느냐”며 “정치는 실현 가능한 약속을 하고 이행함으로써 검증받고 재신임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에 대해 “(산은 이전이) 일방적으로 막 되는 게 아니다”라며 “불가능한 약속을 속여서 한다”고도 했다.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팔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모순적인 표현에 빗대 HMM 이전은 민주당이 추진한 상법 개정안과 모순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상법 개정안의 골자가 상장회사에 대해 대주주나 경영진이 일반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하는 걸 규제하는 것”이라며, HMM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면 “HMM 일반 주주의 이익이 늘어나느냐, 침해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HMM 이전을 가지고 부산 표심만 낼름 먹고 도망가려고 장난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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