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인준 지체 용납 안돼” 단독처리
野 불참속 지명 29일 만에 인준 통과
‘계엄때 군경 국회 출입 금지’ 규정
계엄법 등 16개 법안은 합의 처리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이후 김 총리(가운데)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반대에도 3일 김민석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를 강행한 것은 내각을 통할하는 국무총리 임명이 더는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총리 지명 철회를 요구해 온 국민의힘은 임명동의안 표결을 보이콧했다. 여야가 상법 개정안을 합의로 통과시켰지만 김 총리 인준을 두고는 끝까지 충돌한 것이다.
야당의 반대 속에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을 이끌게 된 김 총리는 경제 회복과 사회 갈등 조정, 규제 개혁 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김 총리는 “국민의 뜻을 하늘같이 받들고, 여야를 넘어 의원들의 지혜를 국정에 녹여내겠다”며 “위대한 국민, 위대한 정부, 위대한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4일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해 업무보고를 받고 현안 대응에 나서는 등 총리로서 공식 일정에 나설 예정이다. 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에 반대하며 대통령실 앞에서 농성 중인 농민단체를 찾을 계획이다.
● 김 총리 지명 29일 만에 인준안 국회 통과
같은 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총리 임명에 반대하며 규탄대회를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에서 열린 김 총리 임명동의안 표결에 불참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민주당은 이날 오전부터 김 총리 인준안을 여야 합의 없이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새 정부가 일하려면 국정 안정이 중요하다”며 “내각을 진두지휘할 총리 인준을 더 지체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 총리에 대해 “도덕성, 업무 역량 등에 대한 국민 평가는 낙제점”이라며 인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당은 국민의힘과의 추가 협의 없이 인준안 표결에 돌입했다. 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은 인준안을 상정하면서 “민주화 이후 단 한 차례를 제외하면 새 정부가 출범하고 한 달이 되도록 첫 총리가 임기를 시작하지 못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현역 의원 신분인 김 총리도 참여했다. 김 총리는 표결 중 민주당 의원들과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결국 김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179명의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73표, 반대 3표, 무효 3표로 가결됐다. 이 대통령이 이날 오후 임명안을 재가하면서 김 총리는 제49대 총리로 취임하게 됐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하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였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야당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민주당이 인준 표결을 강행했다”고 했다.
● 계엄법-한우법 등 여야 합의 처리
국회는 인준안 표결 뒤 계엄법 개정안 등 법안 16개를 처리했다. 국민의힘도 본회의장으로 들어와 표결에 참여했다. 여야 합의로 처리된 계엄법 개정안은 계엄 선포 시 국회의원 및 국회 소속 공무원의 국회 출입과 회의를 방해하지 못하게 규정했다. 또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군인, 경찰, 정보·보안기관 직원 등은 국회 경내 출입을 제한한다. 국회가 계엄 해제를 위한 본회의를 개의하면 국회의원을 체포·구금한 행정기관 등은 국회의원이 본회의에 출석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한우법은 정부가 5년마다 한우 산업 육성·지원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하고, 한우 농가에 대한 자금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민주당은 정부가 타 축종(가축의 종류)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반대하자 법안을 강행 처리했고,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국민의힘이 찬성으로 선회하면서 여야 합의로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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