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늦추자” 정청래 “당기자”…전대 일정 신경전 속내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8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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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충청 시작으로 다음주 호남 등 당대표 경선
지지율 열세 朴 “폭우 피해복구가 먼저…연기해야”
앞서가는 鄭 “차라리 빨리 끝내고 수해 현장으로”

정청래(왼쪽),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뉴스1
정청래(왼쪽),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뉴스1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박찬대 후보가 전당대회 일정을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박 후보가 먼저 집중호우를 이유로 전당대회를 연기하자고 주장하자, 정 후보가 차라리 일주일 앞당기자고 맞섰다. 지금까지 두 후보는 손을 맞잡으며 ‘원팀’을 강조했지만, 당대표 선거 일정을 놓고 갈등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늘이 뚫린 것처럼 폭우가 할퀴고 간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서 국민께서 망연자실해 계신다”며 “폭우가 그치고 피해복구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때까지 당대표 선거 일정을 중단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정부 집권 여당의 첫 당대표 후보로서 이런 상황에서도 선거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며 “충청·호남·영남의 대의원, 권리당원들께서 투표에 참여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대표 선거를 일정대로 진행하는 것은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께서는 폭우와 싸우고 있다. 집권 여당도 국민과 함께 폭우와 싸워야 한다”며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과 지도부를 향해 “자칫 선거에 매몰돼 있다는 비판으로 집권 여당이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드릴 수도 있는 상황임을 십분 고려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국민께서 집권 여당 임시지도부가 이재명 정부 집권 초에 맞이한 대형 재난 앞에서 어떤 용단을 내리는지 지켜보고 계신다”며 “선거 일정 중단 이후 재개 시점과 추후 재개될 선거 일정 등은 모두 지도부의 뜻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정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코로나19 재난 때처럼 온라인으로 경선하면 ‘원샷 경선’도 가능하다”며 “한창 진행 중인 경선을 중단하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전당대회가 예정된) 다음 달 2일까지 기다릴 필요 없다. 충청권(19일)과 영남권(20일)은 당에서 결정한 대로 내일과 모레 온라인으로 진행해 달라”며 “다음 주로 예정된 호남권(26일)과 경기·인천(27일), 그다음 주로 예정된 서울·강원·제주(8월2일)는 다음 주에 한꺼번에 몰아서 원샷으로 빨리 경선을 끝내고 수해복구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박 후보를 향해 “국민 삶을 먼저 생각하자는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권리당원들은 온라인투표를 하게 하고, 대신 우리 두 후보는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손잡고 수해복구현장에 가자”고 말했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전국 곳곳에서 폭우 피해가 잇따르자 오는 19일 충청권과 20일 영남권 순회 경선의 현장 행사를 취소하고, 온라인으로 투표·합동연설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26일 호남, 27일 경기·인천, 내달 2일 서울·강원·제주 경선 변경 여부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

그간 정 후보와 박 후보는 서로 경쟁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손을 맞잡고 다니는 등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왔으나, 이날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며 갈등의 불씨가 생기는 모양새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당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정 후보가 30%, 박 후보가 29%로 박빙을 보였다.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는 47%가 정 후보를, 34%가 박 후보를 당대표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주 전에 비해 유권자 전체 기준 양자 격차는 3%포인트 줄었지만, 민주당 지지층 기준 격차는 4%포인트 늘었다. 전자는 오차 범위 내, 후자는 오차 범위를 소폭 벗어나는 수준이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는 당원투표 70%(대의원 15%, 권리당원 55%)와 국민 여론조사 30% 비율로 치뤄진다.

한국갤럽 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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