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주식 차명 거래’ 논란 하루만에 이춘석 제명…후임 법사위원장에 추미애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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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제기된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 종결동의의 건 투표를 마치고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며 취재진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2025.8.5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서 사퇴한 이춘석 의원(4선·전북 익산갑)을 6일 제명했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좌진 명의의 차명 주식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이다. 전날 이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법사위원장도 사임하겠다고 밝힌 뒤에도 야권 등을 중심으로 ‘꼬리 자르기’ 논란이 이어지자 고강도 후속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 자리에는 6선의 추미애 의원이 지명됐다.

이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대표는 “이 의원의 차명 주식 거래 의혹과 관련해 국민들의 우려가 크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제 언론 보도를 접한 즉시 윤리감찰단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규 제42조 비상징계 규정에 따라 최고위 의결로 중징계하려고 했으나 어젯밤 이 의원이 탈당하며 징계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에 당규 제19조를 적용해 이 의원을 제명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어제 당대표로 취임하자마자 이런 일이 발생해서 국민 여러분께 정말 송구스럽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당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추후 이런 일 발생하지 않도록 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기강을 확실하게 잡도록 하겠다”고 했다. 당 차원의 재발방지책도 약속했다.

이 위원장은 4일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를 들고 보좌관 차모 씨 명의의 증권 계좌로 주식 거래를 하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계좌에는 카카오페이 537주, 네이버 150주, LG CNS 420주 등 약 1억 원의 주식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재산 공개에서 보유한 주식이 없다고 신고한 바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타인 명의로 개설된 주식 계좌를 확인하고 있다. 더팩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타인 명의로 개설된 주식 계좌를 확인하고 있다. 더팩트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도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 의원의 의원직 제명 가능성 시사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꼬리자르기 비판 나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런 것 때문에 철저하게, 그리고 당 대표가 선출되자마자 나온 일이기 때문에 무조건 원칙에 입각해서 처리해야된다고 건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의원직 제명 가능성에 대해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은 공석이 된 국회 법사위원장 자리에 추미애 의원을 지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검찰개혁과 관련해서 가장 노련하게 이끌 수 있는 추미애 의원께 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판사 출신인 추 의원은 당내 최다선(6선) 의원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20대 국회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등에서 활동한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은 이 의원의 차명투자 의혹을 ‘중대한 국기문란’으로 규정하고 맹공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건은)중대한 국기문란 범죄에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재명 정부의 AI(인공지능) 산업 정책 설계자가 정책 발표 당일 수혜 기업의 주식을 사들인 행위 그 자체로 심각한 이해충돌이며 공직윤리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 정보를 보고받았거나, 전달했거나, 취급한 인물들까지 전체적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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