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野 “전담재판부 자체가 위헌”
법관회의에 ‘재판부 추천권’도 우려
정청래 “조희대 사법부가 자초한 일”
與 “28일 기점으로 2차 추가특검”… 野 “통일교 특검” 공동 발의 맞서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위헌 논란으로 조 대법원장에게 재판부 임명권을 주는 방향으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이 수정된 것을 두고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나오자 조 대법원장에 대한 압박을 재개한 것이다. 다만 법조계와 야당에선 민주당이 수정한 법안에 대해서도 위헌성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 내란재판부법 수정에도 위헌 논란 남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15. 서울=뉴시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17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의원총회를 통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윤곽을 잡았다”며 “미세 조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시킨 내란전담재판부 안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도 “(법조계 등이) 일부러 위헌 시비 논란을 일으킨 만큼 논란 자체를 없애겠다는 차원에서 민주당의 당론 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는) 조희대 사법부가 자초한 일”이라며 “지난 1년 동안 조희대 사법부가 보여준 것은 법률과 ‘앙심’에 따라 재판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수정안을 두고 진보성향 단체 ‘촛불행동’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조희대 사법부’에 판사추천권을 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2심부터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하고 재판부 구성은 사법부 내부에서 추천하면 대법관 회의를 거쳐 대법원장이 임명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수정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 법을 다음 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법조계와 야권에선 여전히 위헌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 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헌법 27조에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재판받을 권리가 명시돼 있고, 이 조항은 사건이 발생한 다음에 판사를 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라며 “특정 사건 처리를 위한 재판부 구성인 만큼 위헌성이 제거되지 않는다”고 했다.
여당이 재판부 추천위원회 9명 중 6명에 대한 추천권을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주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전국법관대표회의에 대한 대표성을 두고 사법부 내에서도 논란이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이른바 ‘사법농단’ 사태를 계기로 출범한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진보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법관이 주축이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의 일부를 수정해 위헌 요소를 제거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제거한 게 아니라 위헌성을 가리기 위한 기술적 수정에 불과하다”며 “특정 사건만을 위해 특정 정치적 목적으로 기존 사법 체계와 분리된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발상 자체가 명백한 위헌”이라고 비판했다. ● 與 “2차 특검” vs 野 “통일교 특검”
여야는 기존 3대 특검(내란, 김건희, 채 상병)에 이은 2차 종합 특검과 통일교 특검을 각각 주장하며 공방을 이어갔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특검이 마무리되는데) 미진한 부분이 너무 많다”며 “완전한 내란 청산을 위해 2차 추가 종합 특검이 필요하다. 김건희 특검이 종료되는 28일을 기점으로 2차 추가 종합 특검을 할 수 있도록 당에서 총의를 모으는 과정을 밟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회동을 갖고 ‘통일교 특검법’ 공동 발의에 나섰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이재명 정권 핵심 인사들이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연루 정황이 제기되고 있다”며 “수사 대상은 통일교와 여권, 민주당 간 금품수수 관계와 수사 은폐·무마 의혹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원내대표도 “특정 종교와 정치권이 금전·향응 제공 등으로 위법하게 유착된 사건”이라며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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