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5일 대한한공으로부터 ‘가족 의전’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 등과 관련해 제보자로 추정되는 전직 보좌진들 단톡방을 공개했다. 김 원내대표는 “저 역시 정치인 이전에 인간이다. 인내와 배려에도 한계가 있다”며 “그들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이제는 그들과 있었던 일들을 밝힐 때가 됐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한항공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제보자는 과거 함꼐 일했던 전직 보좌직원으로 추정되고, 교묘한 언술로 공익제보자 행세를 하고 있다”며 자신의 전직 보좌진들의 텔레그램 채팅방 대화를 캡처해 공개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4일 불법 계엄 사태 다음날 6명의 보좌직원이 만든 ‘여의도 맛도리’라는 비밀 대화방을 알게 됐다”며 “가식적인 겉웃음 뒤에서 내란을 희화화하고, 여성 구의원을 도찰해 성희롱하고, 차마 입에 담긴 어려운 말로 저와 가족을 난도질하고 있었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가 공개한 ‘여의도 맛도리’ 채팅방 대화에서 전직 보좌진들은 김 원내대표를 향해 비속어를 내뱉거나 김 원내대표의 부인을 향해 “이빨을 다 깨고 싶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김 원내대표는 “개인적 불화 때문이 아니라 민주당 소속 보좌진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언행,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엄과 예의가 철저히 짓밟힌 대화를 직접 확인했기 때문에 12월 9일 6명의 보좌직원에게 직권 면직을 통보했다”고 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12.24/뉴스1 ⓒ News1 그는 “모든 책임은 제 부덕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직 보좌직원들은 절대적 약자, 저는 절대적 강자라는 단순한 도식과 그들은 피해자이고 저는 가해자라는 왜곡된 서사는 용납할 수 없다”며 “이제 숨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제 몫”이라며 “공직자로서 스스로를 성찰하고 같은 우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김 원내대표가 대야(對野) 협상을 책임지는 원내사령탑인 만큼 좀 더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이미 사과를 했지만 더 자숙해야 된다”며 “의원 본인이 어떤 처신을 했는가 하는 반성의 계기가 우리 국회의원 전체가 갖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내년에도 사법개혁안 처리 등 산적한 원내현안이 많은데 당이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고 가려면 더욱 사과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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