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약점 잡혔나…“살려달라” 다음날 단수공천 밀어붙여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2일 22시 30분


김병기에 읍소 다음날 공관위 회의
1억 제공 김경 공천 강력하게 주장
김병기는 회의 불참…사실상 묵인
일각 “금품 폭로 협박 받았을수도”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기획재정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에서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 관련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2025.11.12/뉴스1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기획재정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에서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 관련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2025.11.12/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1일 한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강선우 의원을 전격 제명한 것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강 의원이 김경 서울시의원의 단수 공천에 직접 개입한 정황을 확인한 데 따른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강 의원이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찾아가 보좌관이 김 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며 “살려 달라”고 읍소한 다음 날 부적절한 개입을 통해 공천을 확정지었다는 것. 김 전 원내대표는 돈을 돌려주라며 ‘컷오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다음 날 김 시의원의 단수 공천 확정 회의에는 집안일을 이유로 돌연 불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김 전 원내대표의 ‘공천 헌금 묵인’ 의혹에 대한 조사와 징계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 姜, 1억 원 제공한 시의원에 “공천 줘야”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강선우 의원이 대화를 나누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왼쪽 아래는 이들을 바라보는 정청래 대표. 2025.12.31/뉴스1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강선우 의원이 대화를 나누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왼쪽 아래는 이들을 바라보는 정청래 대표. 2025.12.31/뉴스1
민주당은 2022년 4월 22일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록에서 강 의원이 김 시의원에 대해 “공천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 발언을 확인했다. 강 의원은 회의에서 김 시의원이 공천 가점을 받는 여성인 점과 점수가 가장 높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민주당은 강 의원 지역구인 강서구를 ‘청년 전략 선거구’로 정하고 새 후보를 뽑으려 했는데, 강 의원은 회의에서 “갑자기 어떻게 새로 (후보를) 찾느냐”며 김 시의원 공천을 강하게 주장했다고 한다.

강 의원이 김 시의원의 공천을 밀어붙이면서 김 시의원은 같은 날 단수 공천을 받았다. 당시 김 시의원은 민주당이 예외 없는 컷오프 대상으로 삼은 ‘투기 목적 2주택자 이상 보유자’에 해당돼 컷오프 통보를 받은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회의 전날인 2022년 4월 21일 강 의원과 김 전 원내대표가 나눈 대화가 담긴 녹취에서 김 전 원내대표는 김 시의원에 대해 “정말 문제 있는 사람”이라며 “컷오프를 유지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또 “어차피 돈 돌려줬다고 기자회견 한다고 할 거 아니냐”라며 “통과를 먼저 생각할 게 아니라 돈부터 돌려주라”고도 했다.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전화 통화를 하며 회의장 밖으로 나가고 있다. 2025.12.30. 서울=뉴시스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전화 통화를 하며 회의장 밖으로 나가고 있다. 2025.12.30. 서울=뉴시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컷오프를 통보받은 김 시의원이 공천헌금 폭로를 위협한 정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시의윈의 폭로 위협이 강 의원이 김 전 원내대표를 찾아가 읍소한 데 이어 다음 날 공관위 회의에서 김 시의원 공천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강 의원은 김 시의원이 당선된 뒤엔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에게 김 시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을 도와달라는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당 공관위 간사였던 김 전 원내대표가 강 의원의 읍소 이후 김 시의원 공천 확정 회의에 집안일을 이유로 불참한 것을 두고도 공천헌금 묵인 의혹에 무게를 더하는 정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한 공관위원은 지도부에 “회의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는데 간사가 끝까지 안 와도 되나 싶어 황당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 경찰, 金 공천헌금 탄원서 두 달여 지나 수사 착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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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지난해 11월 김 전 원내대표 차남의 숭실대 특혜 편입 의혹을 수사하던 중 김 전 원내대표 부인이 2020년 총선 당시 공천헌금 성격의 선거 자금 3000만 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전직 동작구의원 2명의 탄원서를 제출받았지만 수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탄원서가 수사를 요청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사건을 접수하거나 배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날 고발장을 접수하고 뒤늦게 김 전 원내대표의 공천헌금 의혹 수사에 나섰다. 탄원서에는 김 전 원내대표 부인이 2018년 지방선거 때도 돈을 요구했고, 2022년 지선 공천을 위한 헌금 명목을 거론했다고 적혀 있다. 이에 따라 수사 대상이 돈이 오간 2020년 총선 공천뿐 아니라 2018년과 2022년 지선까지로도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원내대표 측근인 조모 전 구의원은 2022년 지선 당시 횡령 혐의 등으로 1심 재판 중이었는데도 단수공천을 받았고, 당선 직후 구의회 부의장이 돼 김 전 원내대표 부인에게 업무추진비 카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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