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해수부-HMM 부산으로”… 김문수 “우주항공 집중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15일 03시 00분


[대선 D-19]
李, 험지 부산 경남 돌며 민심 공략
“산은 부산 오면 좋지만 쉬운 일 아냐… 북극 항로 개척 위해 조선산업 키울 것”
尹부부 겨냥 “내란 지속, 제압해 달라”… 文고향 거제선 “훌륭한 분” 대선 첫 언급


“해양수산부만큼은 부산에 옮기겠다. 대한민국의 해양 국가화, 부산의 해양 수도화를 위해 해수부가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4일 부산·경남(PK) 유세를 부산에서 시작하며 해수부와 국내 최대 해운회사 HMM의 부산 이전 등을 약속했다. 전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한국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약속한 것에 대해 맞불을 놓으며 PK 민심 공략에 나선 것. 이 후보는 “원래 국가기관들은 서로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찢어 놓으면 안 되지만 해수부만은 예외로 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가 공약한 산은 이전에 대해선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그는 “산은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좋지만 한쪽이 원한다고 일방적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라며 “그렇게 쉬운 일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3년간 말만 하고 뭐 했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가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해양수도 부산 협약서에 서명한 뒤 권기흥 에이치라인해운해상직원노조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해양수산부와 국내 최대 해운회사 HMM의 부산 이전 등을 약속했다. 부산=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가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해양수도 부산 협약서에 서명한 뒤 권기흥 에이치라인해운해상직원노조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해양수산부와 국내 최대 해운회사 HMM의 부산 이전 등을 약속했다. 부산=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그러면서 대신 PK 지역 핵심 공약 중 하나인 북극항로 개척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조선산업을 키우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사겠다, 안 되면 군사 점령하겠다’고 했다. 북극항로 때문”이라며 “우리도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늦는다. 북극항로 열리기 전 작은 해운회사라도 키워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민간 해운회사 HMM의 부산 이전도 함께 언급했다. 이 후보는 “HMM은 민간회사지만 정부가 (자금을) 출자했으므로 마음먹으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직원들도 모두 동의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HMM의 양대 노조 중 한 곳인 육상노조가 본사의 부산 이전에 반대 입장을 밝혀 실제 이전이 이뤄지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경남으로 이동 중 출연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선 북극항로가 러시아 북쪽 북극해를 이용하는 만큼 러시아와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러시아도 미국도 북극항로가 중요하고 (미-러 간) 전략 경쟁 과정에서 우리도 이해관계를 관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며 ‘내란 종식’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경남 창원에서 “내란에 부마항쟁이란 이름으로 저항해서 군사정권을 끝장낸 창원은 위대한 곳”이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내란을 그 정신으로, 여러분 손으로 확실하게 제압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 사건도 거론하며 “주가 조작을 해도 아무도 책임 안 지고 힘세면 다 봐주니까 그 주식시장을 누가 믿고 투자하겠나”라고 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거제 유세에선 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께서 어려운 와중에 국가를 잘 이끌었고, 코로나도 잘 이겨냈다”며 “이런 훌륭한 분들 두신 여러분 손으로 대한민국 새롭게 한번 만들어 달라”고 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이 후보가 문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金, 사흘 연속 텃밭 돌며 지지 호소
마패 목에 걸고 “이재명이 위기의 진앙”… 진주-사천-창원 돌며 “과학기술 대통령”
두산에너빌 찾아 “원자력 난관 잘 극복”… 통도사 방문,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과 차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4일 오전 경남 진주시 진주광미사거리에서 기호 2번이 적힌 마패 모양의 목걸이를 목에 걸고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유세 사회자는 “진주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잡으려고 암행어사가 출두했다. 정정당당한 어사 김문수가 왔다”고 소개했다. 진주=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4일 오전 경남 진주시 진주광미사거리에서 기호 2번이 적힌 마패 모양의 목걸이를 목에 걸고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유세 사회자는 “진주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잡으려고 암행어사가 출두했다. 정정당당한 어사 김문수가 왔다”고 소개했다. 진주=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이재명 본인이 나라 위기의 진앙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4일 경남 사천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겨냥해 “이 후보가 나라의 위기가 우리 때문이라고 하는데 스스로 발생시킨 위기가 얼마나 많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사흘째인 이날도 국민의힘 텃밭인 진주와 사천, 창원 등 경남 지역을 누비면서 “나라를 위해서 몸을 다 바치는 논개 정신”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 지역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 인허가권의 대폭 이양과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 시 세금 감면 등도 약속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 진주 진주광미사거리에서 펼쳐진 집중 유세에 앞서 진주 지역구 의원인 국민의힘 강민국으로부터 기호 2번이 적힌 마패 모양의 목걸이를 받았다. 사회자는 “진주에 이 후보를 잡으려고 암행어사가 출두했다”며 “정정당당한 어사 김문수가 왔다”고 소리쳤다. 암행어사 박문수를 패러디해 이 후보 심판론을 부각한 것이다.

김 후보는 우주·방산·원전 산업과 관련된 진주와 사천, 창원을 돌며 “과학기술 대통령”을 강조했다. 그는 진주에선 “항공 우주 기술, 산업 부문을 확실하게 세계 제일로 키워 내자”며 “외국에 있는 분들은 족집게로 딱 뽑아서 모셔 와서 과학기술 하기 좋고 자녀들 교육하기도 좋은 진주, 사천, 경남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포스코 제철부터 자동차, 조선, K방산을 다 만들어 낸 분이 박정희 대통령인데 박 대통령이 과학기술자가 아니지만 과학기술의 소중함을 알고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을 길러냈다”고도 했다.

사천 우주항공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 후보는 “우주항공청에 예산을 20조 원 밀어줘도 세계 5대 강국이 될까 말까다. 공짜로 10만 원씩 나눠줘서 13조 원을 쓰는 것보다 우주항공 집중 지원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했다.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방문 현장에서는 “원자력 같은 경우는 좋은 기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난관이 있었는데, 절대 굴하지 않고 잘 극복해 내시는 모습이 대한민국의 기상과 같다”고 했다. 이 후보의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정책과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기조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경남 밀양 유세에선 건물에 걸린 이 후보의 플래카드를 가리키며 “이 사람은 장가가서도 여배우한테도 총각이라고, 곤란한 일 있으면 검사라고 거짓말한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뭉치자. 찢자. 이기자”며 이 후보의 형수 욕설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김 후보는 마지막 일정으로 경남 양산 통도사를 방문해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인 성파 스님과 차담을 나눴다. 이날 2박 3일간 영남 일정을 마친 김 후보는 외연 확장을 위해 수도권과 호남 유세를 계획 중이다.

#이재명#김문수#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해수부#HMM#부산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