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사퇴… “김용태도 퇴진” “할일 남아” 수습은 커녕 자중지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6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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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대]
權 “보수 재건 위해 백지서 논의를”… 김용태 거취 결정은 내주로 미뤄
새 지도부 구성 놓고도 계파 갈등… 친한 “전대 개최” 친윤 “비대위 지속”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앞줄 오른쪽)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왼쪽)에게 모두발언 여부를 묻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앞줄 오른쪽)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왼쪽)에게 모두발언 여부를 묻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보수의 재건을 위해 백지에서 새롭게 논의해야 한다”며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원내대표로 선출된 지 5개월여 만이다.

임기가 6월 30일로 만료되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는 9일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김 위원장이 대선 기간에 언급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개혁 과제를 완수하고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과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 사퇴 후 새로운 리더십 구축 방안을 놓고도 친한(친한동훈)계의 전당대회 개최 주장과 친윤(친윤석열)계의 비대위 체제 지속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 간 갈등이 지속된 데다 대선 과정에서도 후보 교체 논란을 겪는 등 자중지란을 거듭해 온 국민의힘이 또다시 분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권성동 사의, 김용태는 내주 결정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예정돼 있던 대선 이후 첫 비대위 회의를 취소하고 오전 10시로 예정된 의원총회 직전까지 지도부 거취 등과 관련된 논의를 이어갔다. 이후 의원총회에서 권 원내대표는 “이번 대선 패배는 단순히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심판에 그치지 않는다”며 “원내대표로서 저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당 4역인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비상대책위원들도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의총에선 대선 패배 책임을 놓고도 공방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옛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이 분열해서 대선에 패배한 것”이란 의견이 나온 반면에 다른 의원들은 “계엄과 탄핵 국면을 거치면서 패배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를 향해서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한동훈 전 대표가) 당 전체를 구태로 낙인찍어 본인이 대선 후보가 되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당 변화 방안을 놓고 1박 2일 끝장 토론을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 전당대회 개최 여부로 자중지란, 일부 반성문 발표도

사퇴 의사를 밝힌 권 원내대표는 새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는 직책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새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계파색이 옅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4선 김도읍 의원과 수도권 3선 의원인 김성원 의원 등이 거론된다. 야당 시절에 원내대표를 맡았던 경험이 있는 5선의 나경원 의원도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9일 의원총회에서 차기 리더십 구축 방안으로 새로운 비대위 선출과 전당대회 개최 여부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당내에선 친한계가 전당대회 개최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전 대표 체제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낸 한지아 의원은 이날 “개혁과 혁신, 창당 수준의 개혁과 혁신은 비대위 체제에서는 어렵다”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했다. 조경태 의원도 의총 중간에 기자들과 만나 “위헌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확실히 청산할 수 있는 지도부가 탄생하는 것이 민심을 받아들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당 주류를 중심으로 한 친윤계는 비대위 체제로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릴레이 계엄 반성문’을 발표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박수민 원대대변인은 “대통령이 동원한 계엄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며 “안타까운 당내 분열 속에 탄핵 반대당과 계엄 옹호당 아니냐는 낙인까지 스스로 찍게 됐다. 이 낙인이 대선 패배까지 작용했다”는 반성문을 발표했다. 이어 “저의 반성문을 시작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릴레이를 할 수 있도록 지명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대선 패배#친한계#친윤계#전당대회#릴레이 계엄 반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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