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우상호 만나 헌법재판관 후보 문제 등 쓴소리
우상호 “여과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추경 신속 처리 당부”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5.06.10. [서울=뉴시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우상호 신임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나 헌법재판관 후보자 논란 등을 거론하면서 “법 위에 선 권력은 오래가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우 수석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무조건 반대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하지만 헌정 질서를 흔드는 입법, 사법 독립을 훼손하는 인사, 국가 경제를 왜곡하는 포퓰리즘 앞에서는 침묵하지 않겠다”며 “이 메시지를 대통령께 분명히 전달해달라”고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야당으로서 세 가지 사안을 제안하겠다며 여당의 재판 중지법 추진, 헌법재판관 인사 문제,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언급했다.
그는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재판 중지법은 헌법 84조 불소추특권을 정치적 방탄용으로 왜곡한 입법”이라며 “대통령이 됐다고 죄가 사라지지 않는다. 재판을 멈춘다고 죄가 없어지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건 면죄부가 아니라 권력이 법 위에 서겠다는 선언”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 비대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이승엽 변호사가 헌법재판관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헌법재판관은 중립성과 독립성이 생명”이라며 “그런 자리에 대통령 본인의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를 임명하게 된다면 그 자체로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추경 편성 방침에 대한 쓴소리도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현금 살포와 조건 없는 탕감은 성실하게 살아온 국민을 철저히 소외시키고 기다리면 탕감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정치가 박수로 평가받을 수 있지만 국가 신뢰는 숫자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이에 우 수석은 “이런 민심과 야당의 의견까지 포함해 여과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게 제 임무”라며 “방금 말한 세 가지 사안에 대해 여과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견해도 들어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도 전달하면서 “대통령께서도 오늘 야당 대표를 만나러 간다고 보고드렸더니 ‘특별히 야당과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을 정무수석으로 선발한 취지를 잘 설명했으면 좋겠다. 이제 야당을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생각하고 견해가 다르더라도 충분히 경청하고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우 수석은 “언제든지 쓴소리를 해주고 협력할 건 협력해 줬으면 좋겠다”며 “다만 한 가지 부탁은 계엄령 이후에 경제가 매우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여야를 떠나 다 느끼고 있는 문제인 만큼 이번 추경 편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때를 놓치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좋은 견해를 주고 국회에서 협의해서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우 수석은 약 20분간 진행된 예방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비대위원장이 개혁안을 내놓고 노력하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조언을 했느냐’는 질문에 “특정 정당의 내부 문제를 거론해서 화두로 삼기는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향후 정치 일정 정도만 물어봤는데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정도로 답변을 들었다”며 “젊은 정치인으로서 제가 좋아한다는 애정 표현을 좀 하고 덕담만 하고 나왔다”고 부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를 만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곧 선거가 있어 원내대표가 바뀔 것 같아 예방하는 게 적절치 않아 보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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