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당 사실 알린 이후 본인 유튜브 출연
“尹과 자꾸 거리 두니까 국힘 망하는 것
당대표 우리 국민이 원하는 사람 뽑아야”
“윤어게인이냐” 비판에도 지도부는 묵인
올해 4월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전한길 강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오른쪽). 사진 전한길뉴스
국민의힘이 이른바 ‘윤 어게인’과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입당 사실이 공개되면서 발칵 뒤집혔다. 당 혁신위원회의 인적쇄신안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 씨의 입당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당 내홍이 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내부에서 “신(新)친윤(친윤석열)계를 만들자는 것이냐”는 반발이 거세지고 입당을 취소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지만 지도부는 전 씨 입당 취소에 선을 긋고 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17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제일교회에서 열린 모스탄 대사 초청 간증 집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5.7.17/뉴스11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 씨는 지난달 9일 온라인으로 입당했다. 전 씨의 입당을 둘러싼 논란은 14일 국회 토론회에서 전 씨가 입당 사실을 스스로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전 씨의 입당이 뒤늦게 알려진 것은 전 씨가 본명(전유관)으로 온라인 입당을 신청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당에서 전 씨의 입당 사실을 사전에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서울시당이 신청 이튿날 입당을 승인했다는 것. 당 관계자는 “실무자가 전 씨임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입당을 승인했다”고 했다.
전 씨는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다음 달로 조율 중인 전당대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가까운 친윤 인사를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 씨는 16일 “전한길을 안고 가야지 자꾸 ‘윤석열과 거리를 둔다, 전한길과 거리를 둔다’, 이러니까 국민의힘이 망하는 것”이라며 “당 대표도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당 대표를 선출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전 씨는 윤 전 대통령 추종자 수만 명이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내에선 즉각 반발이 터져나왔다. 조경태 의원은 통화에서 “(전 씨를) 국민의힘의 일원으로 들여보내선 안 된다”며 “헌법을 어기고 불법을 자행한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사람이라면 보수주의자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부정선거 음모론과 ‘윤석열 어게인’의 아이콘을 입당시키는 것을 국민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 국민의힘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지하지 않는 정당이다. 내가 잘못 알고 있나”라고 했다. 안철수 의원도 “친길(친전한길) 당 대표, 원내대표를 내세워 당을 ‘내란당, 계엄당, 윤어게인당’으로 침몰시킬 참인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한 개인의 입당에 대해 호들갑 떨 것 없다”며 “원칙적으로 제명이나 탈당 전력이 없다면 일반 개인의 입당에 자격 심사는 의무사항도 아니고, 일일이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의 자정능력을 믿어주기 바란다”고 했다. 당내에선 지도부가 입당 취소나 출당 요구를 거부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 거세지는 혁신위-비대위 갈등
윤희숙 혁신위원장과 당 지도부 간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윤 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혁신안을 보고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다구리(몰매)’라는 말로 요약하겠다”고 말했다. 본인이 보고한 혁신안에 대해 여러 비대위원들이 일제히 반발했다는 취지다.
회의에서 송 비대위원장은 윤 위원장에게 “뭔가를 발표할 땐 최소한 혁신위원들과는 먼저 상의해주시길 강력히 촉구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위원장은 전날 송 비대위원장과 나경원 윤상현 장동혁 의원 등 4명을 ‘1차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했다.
정점식 사무총장은 “배석했던 당직자에게 물어보면 회의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혁신안을 존중하면서 실현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얘기를 계속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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