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5.7.23/뉴스1
국민의힘이 당 혁신안 논의를 위해 23일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제시한 인적 쇄신, 비상계엄과 탄핵 등에 대한 사죄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윤 위원장의 의총 불참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들이 나오면서 혁신 논의가 또 표류한 것이다.
특히 윤 위원장의 불참을 두고 “참석 요청이 없었다”는 윤 위원장과 “윤 위원장이 참석 여부를 답변하지 않았다”는 당 지도부 간 진실공방까지 벌어지면서 “혁신위가 좌초 위기에 빠졌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지도부가 의총을 재차 소집하고 윤 위원장이 참석했지만 혁신안은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 尹 불참 두고 벌어진 ‘진실공방’
당초 20일 열릴 예정이던 의총은 수해 복구 지원을 이유로 연기되다 이날 오전에야 열렸다. 그러나 의총은 혁신안에 대한 논의 없이 1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의총 직후 “다수 의원이 ‘윤 위원장이 직접 의총에 출석해 혁신안 내용을 좀 설명하고, 그런 혁신안이 필요한 사유에 대해 설명을 해야 의원 간 토론이 가능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위원장에게) 연락을 했는데 본인이 참석 여부를 답변 안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즉각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오늘 아침까지도 참석하라는 연락이 없어 오전 9시에 다시 전화해 ‘도대체 오라는 겁니까 오지말라는 겁니까’ 물었더니 ‘의논해봐야 한다’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 저녁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인 박수민 의원으로부터 ‘의원총회에 참석할 의향이 있느냐’는 전화를 받았다”며 “불러주시면 당연히, 기꺼이 간다고 대답했다”고 덧붙였다. 인적쇄신 등 윤 위원장이 제시한 혁신안을 두고 내홍이 확산된 데 이어 윤 위원장의 의총 불참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벌어진 것. 당의 한 관계자는 “혁신안을 두고 송 비대위원장과 윤 위원장 간 감정이 상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의총 전에도 “우리가 그래도 생존하려면 줄사퇴가 이어져야 된다고 본다”며 인적쇄신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인적쇄신 대상으로 지목한) ‘나윤장송’(나경원 윤상현 장동혁 의원·송 비대위원장)은 사실은 (혁신의) 시작인 것”이라고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5.7.23/뉴스1당 지도부는 수습에 나서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직후 의원총회를 재차 소집했다. 재소집된 의총에는 윤 위원장이 참석했지만 이 역시 45분 만에 끝났다. 윤 위원장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론적으로 결정된 게 없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인적 쇄신에 대해선 “거기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의총에서) 국민 눈높이에서 (비상계엄, 탄핵 등에 대한) 사죄를 제대로 드리자고 호소했다”면서도 “직접적인 반대 의견이라기보다는 숙의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국민 사죄 등을 담은 혁신안 1안을 10일에) 발표했는데 거의 2주가 지났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아쉽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의총에 대해 “(당의 과오를 당헌·당규에 명시하는) 혁신안 1안에 대해선 숙의를 충분히 거친 후 수용하겠다는 것”이라며 “당헌·당규에 어떻게 담을지 구체적으로 정한 후 의총을 열어 총의를 모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의원들이 특별히 이견을 제시하거나 문제 제기를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이날 의총이 별 소득 없이 끝나면서 혁신위가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이럴거면 혁신위를 왜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8월 전당대회 예비경선을 책임당원 투표(당심) 50%, 국민여론조사(민심) 50%로 치르기로 했다. 기존에는 책임당원투표만 반영해 예비경선을 치렀다. 이날 초선 주진우 의원은 “당의 전열을 재정비하고 젊고 강한 보수로 탈바꿈시키겠다”며 당 대표 도전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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