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사 찾아 김근식 징계요구서 제출
“전대때 나를 극우론자라며 면전서 저격
당원들이 먼저 배신자 외쳐…나는 피해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야유 사태를 일으킨 전한길 씨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김근식 후보에 대한 징계 요구서를 제출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8.11/뉴스1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찬탄(탄핵 찬성)파 후보들을 겨냥해 ‘배신자’ 등을 연호한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 씨가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의 징계를 요구했다. 김 후보가 먼저 자신을 공격했고, 당원들 사이에서 ‘배신자’ 구호가 나오자 따라외쳤을 뿐이란 주장이다. 전 씨는 김 후보가 친한(친한동훈)파이기 때문에 자신을 솎아내기 위해 공격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당이 분열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된 것을 모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탓으로 돌렸다.
전 씨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김 후보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제출했다. 당 윤리위원회가 같은 날 오전 회의를 열어 전 씨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기로 결정하자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 씨는 8일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찬탄 진영 후보 연설 도중 당원들이 “배신자” 구호를 외치도록 선동했고, 이후 장내 분위기가 격화하면서 당원들이 서로를 향해 고성과 욕설을 내뱉는 소동이 벌어졌다.
전 씨는 기자회견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김 후보가 갑자기 전한길을 ‘음모론자’ ‘극우론자’ 이러면서 ‘나가야 된다’고 저를 면전에서 저격해 당황했다”며 “이재명 정권 비판하는 게 상식인데 평당원인 전한길에 대해 저격하는 연설을 진행한 것이 1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2단계는 당원들이 먼저 ‘배신자’ ‘배신자’ 구호를 외쳤고, 면전에서 저격을 당하니 선을 넘은 것 아닌가 하고 다른 분들과 함께 ‘배신자’라고 주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피해자’라고 했다.
전 씨는 김 후보를 ‘친한파’로 규정했다. 그는 “전한길을 국힘으로부터 솎아내기 위한 (김 후보의) 의도”라고 했다. 이어 “한동훈이 어떤 세력인가. 배신자 아닌가”라며 “한동훈이 아니면 지금 국힘 분열 안 됐고 한동훈이 없었다면 윤석열 탄핵안 가결되지 않았다. 한동훈이 없었다면 윤 대통령 파면될 일도 없고 조기 대선도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금 모든 고통이 한동훈과 친한파가 민주당과 손잡고 내란 특검에 찬성했기 때문에 분열이 일어났다”고 했다.
대구·경북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배신자’ 야유를 주도한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로비에서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 징계요구서’를 당 윤리위 관계자에게 제출하고 있다. 2025.08.11. 뉴시스
12일에는 부산에서 전당대회 두 번째 합동연설회가 열린다. 앞서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할 전당대회를 분열과 갈등의 장으로 만든 데 대해 엄중 경고한다”며 “전 씨를 포함해 대의원 자격이 없는 인사에 대해 향후 개최되는 모든 전당대회 일정에 출입을 금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 씨는 이날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 내일 유튜브 방송은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함인경 대변인은 “(연설회장) 바깥에 오는 것까지 제한할 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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