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1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조경태(왼쪽부터),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당원들에게 인사한 뒤 무대를 내려가고 있다. 2025.08.12. 뉴시스
“배신자 물러가라!” “민주당으로 꺼져라!”
국민의힘이 8일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야유 선동’으로 논란을 일으킨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전당대회 출입을 불허한 가운데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됐다. 전 씨가 출입 불허 조치를 수용하면서 당초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도 지지자들이 서로 ‘배신자’를 외치고, 고성과 욕설을 쏟아내는 등 이른바 ‘윤석열 어게인(again)’과 친길(친전한길) 논란을 둘러싼 내홍은 더 깊어졌다는 지적이다.
조경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에 앞서 장내 소란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8.12/뉴스1이날 첫 당 대표 후보 연설자로 찬탄(탄핵 찬성) 진영의 조경태 후보가 단상에 오르자 반탄(탄핵 반대) 진영의 김문수, 장동혁 후보를 응원하는 지지자들은 ‘배신자’를 외치며 거센 고성과 야유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삿대질을 하거나 두 손을 들어 ‘X’자를 그려 보였고, 곳곳에선 ‘윤 어게인’ 구호가 터져 나왔다.
거센 야유 탓에 4분 만에야 입을 뗀 조 후보는 “국민을 배신하고 당원을 배신한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면서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반드시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탄 진영과 부정선거론자들을 겨냥해서도 “해당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몰아내지 않으면 국민의힘에 미래가 없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도 “계엄에 찬성하고 ‘윤 어게인’ 신봉하는 한줌의 극단세력이 빌붙어서 구차하게 표를 구걸하고 있다”면서 “한 마리 미꾸라지(전 씨)가 난동을 부렸다. 그런데도 이 거짓 약장수를 끼고 도는 사람들이 있다”고 직격했다.
찬탄파 최고위원 후보가 단상에 오를 때에도 객석에선 ‘배신자’가 연호되며 야유가 터져나왔다. 전 씨가 징계를 요구하고 있는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는 “배신자 김근식입니다”라고 입을 뗀 뒤 “배신자란 말을 가장 많이 쓰는 데는 조폭 집단과 북한 수령제 사회”라고 받아쳤다. 최우석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타인의 자유를 파괴하는 전한길은 자유의 적”이라며 “전한길이 외치는 ‘윤 어게인’은 ‘김건희 어게인’”이라고 주장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8.12/뉴스1반탄파 후보들은 조 후보가 전날 내란 특검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조사받은 것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김문수 당 대표 후보는 “내란특검에 동조하며 우리 당을 내란정당이라고 내부 총질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고, 신동욱 최고위원 후보는 “스스로 무릎 꿇고 특검 앞에 나가 동지의 등에 화살을 쏘는, 칼을 꽂는 사람이 있다”며 “이번 전당대회를 불순한 세력을 척결하는 전당대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외쳤다. 김재원 최고위원 후보도 조 후보의 실명을 거론하며 “제발 정신차려야 한다. 총구를 밖으로 돌려야 한다”고 했다.
반탄 진영 후보들은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을 비판하면서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장동혁 후보는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있는 이재명을 반드시 탄핵해야 한다”고 했고, 김문수 후보도 “북한에 불법 지원금을 3조 원 이상 갖다 바쳐 핵무기를 만들게 한 민주당을 해산시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탄 진영 후보들의 연설이 시작되자 찬탄 진영 지지자들은 행사장에서 빠져나갔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야유 사태를 일으킨 전한길 씨가 12일 오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2025.8.12/뉴스1이날도 합동연설회장에 방문한 전 씨는 출입이 불허되자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으로 이동해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했다. 8일 연설회에서 받은 언론인 출입증을 목에 걸고 카메라 앞에 선 전 씨는 “평당원으로서 지도부의 결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한다”면서도 “친한(친한동훈)파 세력이 전한길을 내쫓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8일 연설회에선 김근식 후보가 자신을 먼저 본인을 비방했다면서 “나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라는 주장도 반복했다. 전 씨는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징계 절차를 개시한 것에 대해 “14일 윤리위 징계 심사에 적극 참여해 내 입장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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