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美 한국인 300명 구금에 “700조 선물보따리 안기고 뒤통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7일 14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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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미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방명록에 서명하려고 펜을 잡으려는 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뒤에서 의자를 당겨 주고 있다. (백악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9.1/뉴스1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300여 명이 체포·구금돼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가 미국에 ‘선물보따리’를 안기고도 ‘뒤통수’를 맞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불과 열흘 만에, ‘한미 제조업 동맹의 상징’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는 국민을 범법자로 내몰고, 기업에 불안과 수모를 안겼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수많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전역에서 공장을 건설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무더기로 체포되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국가적 차원의 리스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700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고도 이 같은 사태 발생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전날 “이재명 정부는 총 5,000억 달러(약 700조 원)라는 ‘선물 보따리’를 미국에 안겼다”며 “국민들 사이에서는 실컷 투자해주고 뒤통수 맞은 것 아니냐는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같은 당 주진우 의원도 “글로벌 호구 외교 인증”이라고 날선 반응을 내놨다.

[서울=뉴시스] =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 ICE 홈페이지 영상 캡쳐) 2025.09.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조현 외교부 장관이 “필요하면 직접 미국에 가서 협의하겠다, 대응팀 급파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정부의 대처가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최 수석대변인은 “지금 이 시각에도 국민이 열악한 시설에 갇혀 고통을 겪고 있는데, ‘검토’ 운운하는 것은 외교 수장이 할 말이 아닙니다. 외교부 장관의 책무는 검토가 아니라 실행이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 앞에서 미적거릴 여유는 없다”고 했다.

주 의원은 “우리 국민 300여 명이 미국에서 수갑 채워져 벌레 들끓는 수용소에 갇혀 있는데, (이 대통령은) 파안대소 영화 감상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사태 발생 이후인 전날 오후 SNS에 “영락보린원 원생 30여 명과 함께 영화 ‘킹 오브 킹스’를 관람했다”는 글과 함께 활짝 웃는 사진을 올린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대통령의 ‘신속 해결, 총력 대응’ 말은 좋다. 그러려면 핫라인을 가동하면 될 텐데, 떠들썩하게 홍보했던 ‘비서실장 간 핫라인’은 왜 잠잠할까”라고 반문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수지 와일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과의 핫라인을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주미대사와 주애틀랜타 총영사가 공석 상태인 점도 비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건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런 일이 터졌을 때 가장 열심히 뛰어야 될 사람, 미국 고위직하고 접촉해서 교섭하고 상황을 파악할 사람이 없다”며 “이 정부가 외교공백 사태를 초래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8일 열리는 외통위 긴급 현안질의에서 사태 현황과 대응 방안 등을 질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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