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손에 든 망치 내려놓고 野파괴 멈춰야” 독재 7차례 언급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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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李정권 100일은 혼용무도의 시간… 표리부동-양두구육 국정 중단을”
정청래 겨냥해 “野 해산 운운 겁박”
與 “협치 빌미로 대국민 협박 시위”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운데)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 동료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겉으로는 협치를 외치면서 야당 파괴에 골몰하는 표리부동, 양두구육의 국정 운영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손에 든 망치를 내려놓고, 겉으로는 협치를 외치면서 야당 파괴에 골몰하는 표리부동(表裏不同), 양두구육(羊頭狗肉)의 국정 운영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여러분에게 위임한 국가 권력은 정권이 아니라, 특정 정당이나 정파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쓰라고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약 53분간의 연설에서 ‘독재’를 7차례 언급하며 정부·여당에 맹공을 퍼부었다. 전날 국민의힘 정당해산 심판 가능성까지 언급한 민주당 정청래 대표에 이어 송 원내대표도 날 선 공세를 이어가면서 정기국회 내내 여야 대치가 심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 宋 “鄭, 야당 겁박하고 반지성 언어폭력 가해”

이날 송 원내대표는 11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먼저 쏟아냈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 100일은 한마디로 혼용무도(昏庸無道·어리석은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든다)의 시간이었다”며 “협치를 파괴하는 거대 여당의 폭주 속에 정치 특검을 앞세운 야당 탄압, 정치 보복만 있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류와 퇴행의 국정 운영 100일을 목도했다”며 “온갖 반기업, 반시장 정책으로 경제도 민생도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정신 차리세요” 등 반발했지만 송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권의 폭정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바로잡겠다”며 연설을 이어갔다.

송 원내대표는 정 대표를 향해서도 “걸핏하면 ‘해산’ 운운하며 야당을 겁박하고 모독하는 반(反)지성의 언어폭력을 가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전매특허인 ‘내란 정당’ 프레임을 씌워서 야당 파괴, 보수 궤멸의 일당 독재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는 다수 의석을 앞세운 집권 여당의 일방적인 폭주와 의회 독재의 횡포로만 가득하다”며 “정권이 출범한 지 겨우 100일인데 왜 스스로 파멸의 절벽을 향해 가속페달을 밟느냐”고 했다.

민주당 일각의 내란 특별재판부 추진도 “명백한 위헌”이라고 송 원내대표는 주장했다. 그는 “3대 정치 특검은 이미 정치 보복의 도구로 전락했고, 야당 탄압은 끝이 없다”며 “민주당은 당내에 ‘특검 대응 특위’를 구성하고 아예 내놓고 특검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반민특위 특별재판부’나 ‘3·15 부정선거 특별재판부’와는 달리 헌법적 근거도 없는 명백한 위헌”이라며 “수사도, 재판도, 판결도 자기들이 다 하겠다는 것인데, 인민재판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했다.

● 野 46차례 박수… 與 “협치 빌미 대국민 협박”

송 원내대표는 협치도 강조하면서 여야가 함께 검찰개혁을 논의할 사법개혁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송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는 ‘검찰 해체 4법’은 잘못된 것이고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검찰의 보완 수사까지 폐지하게 되면, 경찰의 잘못된 수사는 누가 어떻게 통제하고 보완하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하고 검찰개혁을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미 국회를 통과한 방송 3법에 대해선 “폐지돼야 한다”며 “여야 ‘공영방송 법제화 특위’를 구성해 원점에서 방송개혁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해서도 송 원내대표는 “처참하게 실패한 문재인 정권의 ‘소득주도 성장’ 시즌2인 ‘부채주도 성장’”이라며 “나랏빚을 갚아야 할 미래 세대를 약탈하는 재정 패륜”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모든 정부 재정사업의 예산 소요를 원점에서 재평가하는 제로베이스 예산 제도 도입을 제안하고 국회에 ‘여야정 재정개혁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송 원내대표 연설 때 국민의힘 측에선 총 46차례의 박수가 나왔지만, 민주당 측에선 고성과 야유가 계속 이어졌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협치를 빌미로 협박하는 대국민 협박 시위와 다름없었다”고 비판했다.

#송언석#국민의힘#독재#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정기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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