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광주를 방문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장 대표는 시위대의 저지를 뚫고 가까스로 추모탑에 도착했지만, 시민단체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헌화와 분향을 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광주=뉴스1
“현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추모탑 앞에서 묵념으로만 예를 갖춰 안타깝게 생각한다.”
취임 후 처음으로 6일 광주를 찾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했지만, 시민단체 반발에 밀려 참배에 실패한 뒤 이렇게 말했다. 장 대표는 “진정성이 아직 다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면서 19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유권자로 지지층을 확장하는 ‘서진(西進) 정책’과 외연 확장에 시동을 걸었지만 싸늘한 민심만 확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후 1시 39분경 5·18민주묘지 앞에 도착한 장 대표는 광주·전남촛불행동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시위대에 가로막혀 입구인 ‘민주의 문’에서 5·18민중항쟁추모탑까지 통상 2분 거리인 약 200m를 가는 데만 10분 이상 걸렸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내란 동조범이 어딜 오느냐” “오월 영령에게 부끄럽지도 않으냐” “내란 정당 해산하라”라고 외치며 장 대표의 이동을 막으려 했다. 일부에선 “바퀴벌레야” “꺼져라” 등 격한 표현까지 터져 나왔고, 시민들과 경찰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국민의힘 의원과 관계자, 시민들이 바닥에 넘어지기도 했다. 혼란 속에서 누군가 장 대표의 옷을 잡으면서 단추도 떨어져 나갔다.
장 대표와 지도부는 방명록 작성을 생략한 뒤 추모탑에 도착했지만 시위대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장 대표는 헌화와 분향을 하지 못한 채 잠시 묵념만 한 뒤 발걸음을 돌려 버스에 올랐다. 5·18민주묘지에 도착한 지 19분 만이었다. 한 시민은 “(던질) 계란도 없다. 계란도 비싸다”고 외쳤고, 일부 시민들은 추모탑 앞에 놓인 장 대표 명의 근조 화환을 훼손했다.
장 대표는 광주 북구 광주종합쇼핑몰 부지로 이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5·18 정신은 그 어느 누구의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포함해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것이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은 그동안 5·18에 대해 여러 차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고 당 강령에도 5·18 정신을 계승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매달 호남을 방문해서 지역민들과 직접 긴밀하게 소통하고, 지역민들이 당면한 여러 민생 문제나 지역 현안을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우리 당 강령에는 5·18 민주화운동 정신과 조국 근대화 등 산업화 정신을 동시에 계승한다고 명기돼 있다”며 “이 두 정신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두 개의 위대한 기둥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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