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충돌하고 있다. 2025.12.9/뉴스1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자신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에 대해 “폭력가해자가 피해자를 2차, 3차로 추행·린치하는 것이 민주당 DNA인가”라고 10일 밝혔다.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회의장이 무제한토론을 자의적으로 제한하고, 야당 의원의 입을 틀어막는다”며 “기괴한 공포통치 독재사회의 예고편이 그대로 보여졌다. 반대자의 목소리는 완전히 제거된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등 쟁점 법안을 철회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나 의원이 “사법파괴 5대 악법, 입틀막 3대 악법을 철회해 달라”며 발언을 이어가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의제와 관련 없는 발언으로 의사 진행을 방해했다며 마이크 전원을 끄도록 한 데 이어 정회를 선포했다.
나 의원은 “국회법 제106조의2는 ‘이 법의 다른 규정에도 불구하고’ 시간제한 없는 토론을 보장한다고 돼 있다”며 “무제한토론은 종결동의와 표결이라는 특별한 절차로만 끝낼 수 있다. 의장 마음대로, 엿장수 마음대로 끊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법과 헌법을 무참히 짖밟고 야당 의원의 무제한토론의 마이크를 끄고, 자의적으로 중단시킨 우원식 국회의장은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의제를 벗어났다’는 우 의장의 지적에 대해 민주당 추미애 의원의 사례를 언급하며 반박했다. 추 의원은 지난해 7월 한국교육방송공사법(EBS법) 개정안 필리버스터 당시 “둘이서 만납시다 8만 주. 살짝쿵 데이트. 도이치모녀스”라며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비꼬는 노래를 불렀다. 나 의원은 우 의장을 향해 “EBS법 필리버스터에서 노래 부른 추미애 위원장부터 징계하라”며 “장난하나”라고 했다.
나 의원은 또 2016년 2월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 당시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조지오웰 소설을 낭독한 사례, 강기정 현 광주시장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한 사례 등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를 2차, 3차로 추행·린치하는 민주당의 모든 폭력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민주당은 “국회를 유튜브용 장면 만들기의 무대로 전락시켰다”며 나 의원 등을 윤리위에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국회법을 묵살하고 본회의장을 정치 무대로 악용하는 행태에 단호히 대응하는 것은 국회의 권위와 민주주의의 최소한의 방어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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