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12. 뉴시스
국민의힘은 16일 생중계로 진행되는 정부 부처 업무보고에 대해 “국정 현안을 점검하는 자리가 아닌 전 정부 인사를 겨냥한 ‘찍어내기’로 변질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특정 공직자를 공개 석상에 세워 추궁하고 힐난하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공직사회 전반에 사실상 ‘본보기식 압박’이자 다음 대상에 대한 노골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11일부터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국토교통부와 교육부 등에 대한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업무보고는 역대 정부 최초로 전 과정이 생중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이 기관장을 공개 질타하는 장면도 실시간 송출됐다. 이 대통령은 11일에는 마약과 총기류 관리 대책이 어려운 이유로 법적 문제와 부족한 인력을 꼽은 이명구 관세청장에게 “인력이 없어서 필요한 일을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튿날인 12일에는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아는 게 없다”고 질타했다. 이 사장은 국민의힘 3선 의원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됐다.
최 수석대변인은 “전 정권에서 임명된 인사를 향한 반복적인 공개 질타는 업무보고가 정책 점검이 아닌 전 정부 인사를 겨냥한 압박으로 읽히기에 충분하다”며 “일반 직장에서도 상급자가 공개석상에서 모욕적인 언사로 하급자를 질책한다면 ‘직장 내 갑질’로 문제 될 수 있는데 하물며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의 공개 추궁은 공직사회 전반에 긴장과 위축을 넘어 ‘다음 표적은 내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런 방식의 국정운영은 민생 현안에 집중해야 할 공직자들의 판단과 대응을 흐리게 하고 조직 전반의 동요와 눈치 보기만 키울 뿐”이라며 “전 정권 인사라는 이유만으로 반복적인 공개 추궁의 대상이 되자 일각에서는 전 정권 인사를 겨냥한 일종의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부터 업무보고 2주차 일정을 이어간다.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질병관리청,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등의 업무보고가 진행될 예정이다. 최 수석대변인은 “공직사회 안팎에서 ‘다음 찍어내기 대상은 누가 될지 뻔해 보인다’는 현실 자체가 지금의 업무보고가 이미 국정 점검의 본래 취지를 상실했음을 보여준다”며 “국민의힘은 공무원들이 오직 국민을 위한 민생 현안을 책임 있게 챙길 수 있도록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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