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앞줄 오른쪽)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송언석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장 대표는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근거가 된 당원게시판 문제에 대해 경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뉴스1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의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이 촉발한 당내 분열이 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장 대표는 2일 긴급의원총회에서 당원게시판 사건에 대해 경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결과에 따라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 제명에 대해 친한(친한동훈)계가 “명백한 조작이자 정치 보복”이라고 반발하고, 소장·개혁 그룹에서 책임론까지 제기하자 수사기관을 통해 잘잘못을 가려 보자고 나선 것. 하지만 의총에선 친한계의 장 대표 사퇴 요구가 계속됐고, 친한계 의원과 당권파 최고위원 간 거친 설전이 오가는 등 지방선거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국민의힘은 자중지란을 거듭했다.
● 의총에서 삿대질하며 격한 설전
장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약 4시간 동안 진행된 긴급의원총회에서 당원게시판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가) ‘당 대표로서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그리고 수사를 통해 당원게시판 문제를 털고 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경찰 수사를 통해 징계가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내 반발에 정면 대응하는 동시에 수사로 한 전 대표의 발을 묶는 효과를 함께 노린 것으로 보인다. 당원게시판 사건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총 6건의 고발장이 경찰에 접수됐지만, 경찰은 사실상 수사를 중단한 상태다.
장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계엄 옹호나 내란 동조, 부정선거와 같은 ‘윤 어게인(again)’ 세력에 동조한 적 없다”고 말했다고 박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한 전 대표 제명 이후 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의총은 당내 소장·개혁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가 한 전 대표 제명과 관련해 당 지도부에 설명을 요구해 열렸다. 대안과 미래 소속 권영진 의원은 의총에서 “한 전 대표 제명이 당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갈등과 분열이 더 극심해지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친한계이자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한 전 대표를 자르면 이렇게 분열될 걸 몰랐느냐”며 “지지율 20% 당 대표가 지지율 51%를 어떻게 만들지 복안을 달라. 못할 것 같으면 자리를 내려놓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의 사퇴를 재차 요구한 것. 특히 의총 도중 친한계 의원들과 장 대표가 지명한 조광한 최고위원 사이에선 “야 인마” “너 나와” “나왔다. 어쩔래” 등의 격한 설전이 있었고, 삿대질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를 엄호하는 발언도 나왔다. 영남 3선 임이자 의원은 김용태 의원 등 소장파 일각이 제기하는 ‘당 대표 재신임 투표’와 관련해 “더 이상 당 지도부를 흔들면 안 된다”며 전(全) 당원 투표를 제안했다. 김정재 의원은 의총 도중 나와 “(의총에서) 말하는 사람들은 다 친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도와주는 사람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吳 “지선 ‘장동혁 디스카운트’ 염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 대표와 본격적으로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도 장 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 정책협의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른바 ‘장동혁 디스카운트’가 이번 지방선거를 덮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매우 크다”며 “저 혼자만의 염려가 아니라 서울, 인천, 경기 광역 기초 지자체장 등 출마자들은 상당히 노심초사하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이른바 절윤(絶尹)을 분명한 기조로 하고 나서야 비로소 국민께 호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 대표의 입장이 변화하지 않으면 (사퇴를 요구한) 제 입장도 달라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한 전 대표가 제명된 지난달 29일 “장 대표가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며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중도 외연 확장에 나서지 않을 경우 국민의힘 소속 현역 시도지사들의 추가 반발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서울시장 후보군인 나경원 의원은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당이 어려운 시기에 다 선당후사 해야 한다”며 “오 시장도 와서 당 대표를 비판하는데 각자 자기 일을 먼저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오 시장에게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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