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 국회 승인전까진 무역합의 없다”… 핵잠 협정까지 불똥 우려

  • 동아일보

‘관세 25% 재부과’ 연일 압박
베선트 등 관세협상 키맨들 강경… 李 “차분하게 대처하라” 지침
조현 “합의 파기로 보기는 어렵다”… 산업장관, 러트닉과 추가 협상
與, ‘쿠팡 TF’ 출범 무기한 연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오른쪽)이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카네기멜런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행사에서 래퍼 니키 미나즈와 대화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한국 국회가 아직 무역 합의를 통과시키지 않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결정이) 상황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AP 뉴시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오른쪽)이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카네기멜런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행사에서 래퍼 니키 미나즈와 대화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한국 국회가 아직 무역 합의를 통과시키지 않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결정이) 상황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AP 뉴시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8일(현지 시간) “한국 국회가 아직 무역 합의를 통과시키지 않았다”며 “그들이 승인하기 전까진 한국과의 무역 합의는 없다”고 했다. 대미투자특별법 국회 통과 전까지는 한국에 대한 25%의 상호관세 재부과 방침에 변함이 없다며 강경 태세를 이어간 것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9일(현지 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만나는 등 한미 간 본격 추가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협상단에 “차분하고 담담하게 대처하라”고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정부 내에서도 사태가 장기화되면 핵추진 잠수함(핵잠),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비롯한 비관세 분야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베선트 “韓 국회 승인 전 무역 합의 없어”

베선트 장관은 28일(현지 시간) CNBC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결정이) 상황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전날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국이 자신들이 이행하기로 한 부분에 대해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 데 이어 관세 협상 키맨들이 잇따라 한국에 대한 강경 입장을 밝힌 것. 한미 관세 합의의 주축이었던 러트닉 장관은 이날 미 워싱턴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갈라쇼 축사를 통해 “자유무역과 실질적인 투자가 중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러트닉 장관은 한미 간 상업적 유대(commercial tie)에는 투자가 중요하다며 “삼성은 파트너십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기업”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의 대미 투자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출장 일정을 마치고 미국 방문에 나선 김 장관은 29일 오후(현지 시간) 미 측 카운터파트인 러트닉 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우리 국내 입법 진행 상황에 대해 오해가 없도록 잘 설명할 것”이라며 “미국과의 협력·투자와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29일 저녁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여 본부장은 그리어 대표를 만나 디지털·플랫폼 및 농산물 규제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쿠팡 바로잡기 태스크포스(TF)’ 출범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TF 명칭을 변경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 “핵잠, 원자력협정 부정적 영향 우려”

정부는 미국의 관세 재부과 방침에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기조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미국의 관세 재부과 방침을) 합의 파기로 보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우리가 미 측에 잘 설명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미 측에서 일본과 비교해 한국의 투자 진행 상황이 너무 느리다는 지적을 할 가능성에 대한 대응 전략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한미 정상회담 합의 이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핵잠 건조, 원자력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 등 안보 현안을 포함한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합의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안보 협상과 관세 협상은 함께 가고 있는 국면이라 한쪽에서 무너지는 것은 다른 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협상이 선순환이 되도록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부 핵심 관계자도 “미 측의 강경 태도가 안보 협상에 미칠 영향도 전혀 무시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한미관계 전반을 조율할 컨트롤타워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의 관세 합의를 최대 성과로 내세운 만큼 정부 내에서도 양국 관계 전반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감안했어야 하는데,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각 부처에 맡겨 두면서 종합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측 여기저기서 (불만이) 쌓이고 있다. 한두 가지가 아니고 여러 가지로 복합적”이라며 “관세 협상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관리 체계가 무너진 만큼 앞으로는 이를 잘 따져 봐야 한다”고 했다.

#무역 합의#한미 협상#상호관세#대미 투자특별법#관세 재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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