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B1 비자 해석에 한미 입장차…새로운 비자 신설 등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2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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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B1 비자, 건설 초반 공정에 투입 가능
강훈식 “美당국 클레임…근본적 불신 씨앗 없애야”
구금자 중 임신부 1명 “퍼스트 클래스로 모셨다”

위성락 “한국인 비자 쿼터 협의할 것”
“향후 美 재입국시 범법행위 체크 안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가운데)이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 구금시설에 수감됐던 한국인 노동자들이 돌아온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9.12/사진공동취재단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미국 이민당국의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의 원인과 관련해 “B1 비자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서로 양국 간에 있다”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비자 시스템 개선이 있고, 새 비자를 신설하는 방안이 있다”며 미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 비서실장은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연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의 B1 비자는 설비나 시설 초반은 가능하게 돼 있고 이스타(ESTA) 비자도 일정 정도 그것에 준해서 움직인다는 게 전제돼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이 건설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면서 “이번에 미 당국이 클레임을 걸어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12일 용산대통령실에서 한국인 구금 사태와 관련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5.09.12
위 실장은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민단속국의 활동 범위와 기능이 확대돼 여러 곳에서 대규모 단속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민단속국이) 공장 부지에 근무 중인 사인의 구속을 집행하기 위해 왔다가 관행 중에 하나인 부수적인 단속이 있었다”고 했다.

강 비서실장은 비자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 체계를 개편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미국 측에서 입장을 정했기 때문에 조정하는 시간 사이에서는 최대한 미국의 현재 상황에 맞춰 움직이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워킹그룹에서 논의되는 것을 조속하게 이뤄 문제의 근본적인 불신의 씨앗을 없애야 대한민국 기업들도 향후 안전하게 믿고 투자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2025.9.12.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또 강 비서실장은 “미국과의 업무는 끝났다고 생각할 때가 새로운 시작”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비자를 만드는 방안을 포함해서 미국 비자 발급과 체류 자격 시스템 개선을 향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위 실장도 “현 제도 내 관행을 개선해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겠다”고 했다. 위 실장은 “지금 우리 기업 직원이 발급 받는 B1비자 및 이스타에 대한 미국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확인해 미국 내 법 집행기관이 일관된 법 집행을 하도록 미국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위 실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미 국내법 개정을 통해 한국인 비자 쿼터를 만들거나 새 비자를 만드는 것은 미 의회의 동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미 행정부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다가 석방된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5.09.12. 사진공동취재단
강 비서실장은 협력사 직원들의 재출국과 관련해 “이번에 들어오는 분은 심리치료 등이 있어서 바로 출국하는 것은 회사 차원에서 권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강 비서실장은 “지금 현재 당장 가능한 분부터 LG에너지솔루션에서 출국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씀을 회사에서 들었다”면서 “향후에 비자 문제가 정리되는 순서대로 준비하실 것”이라고 했다.

위 실장은 ‘귀국한 근로자들이 자진 출국 형식으로 왔는데 불이익이 없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재입국 문제가 없도록 협의했고 그런 합의가 있었다”며 “나갈 때 서류 절차에서 입국 시에 범법 행위 체크란이 있었는데 체크하지 않도록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 실장은 “잡혀간 것으로 하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되지만, 나갈 때는 그런 란에 체크하지 않았다. 미국도 알고 있고, 양해를 했다”며 “그러니까 재입국 문제가 없도록 하는 정부 차원의 노력을 했고 양해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인 근로자 총 316명과 외국 국적자 14명(중국인 10명·일본인 3명·인도네시아인 1명) 등 미 이민 당국 구금시설에 억류돼 있던 근로자 총 330명이 12일 오후 인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앞서 이날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가 체포돼 일주일간 구금됐던 우리 국민 316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4일 조지아주 건설 현장에서 체포·구금된 지 8일 만에 고국 땅을 밟게 된 것이다.

이날 대한항공 전세기로 귀국한 한국인 근로자는 316명이다.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 일본 3명, 인도네시아 1명)까지 포함하면 근로자는 총 330명이다. 전세기 탑승자 중에는 임산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귀국한 국민의 건강에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가족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5.9.12/사진공동취재단
위 실장은 “구금자 중 임신부가 있는 것을 초기부터 알았다. 미 측과 협의할 때 특별 협의 대상인 것도 맞다”며 “임신부 여성, 체력적으로 약한 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협의가 있었다”고 했다. 강 비서실장은 “(임신부를) 퍼스트클래스로 모셔서 심리적 안정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강 비서실장은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지만 더 빨리 고국으로 모시지는 못해서 송구한 마음”이라며 “복귀한 분들이 일상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심리 치료 방안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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