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래스카에서 다국적 연합훈련 중 발생한 한국 KF-16 전투기 사고의 원인이 기체결함이 아닌 조종사 과실로 확인됐다고 공군이 12일 발표했다.
전날 오전 9시 2분경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한 KF-16 전투기 3기 중 2번기가 알래스카주 아일슨 미 공군기지에서 이륙하던 중 조종사가 비상 탈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군은 이날 “현재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3기로 이뤄진 KF-16 편조는 당시 활주로(Runway)가 아닌 유도로(Taxiway)로 잘못 진입했다”고 밝혔다. 유도로는 항공기가 활주로로 이동할 때 이용하는 도로다.
미 공군 관제탑은 1번기가 유도로에서 이륙하는 것을 보고 2번기에게 ‘이륙 취소’를 지시했다. 하지만 정지거리가 부족해 2번기가 제대로 멈추지 못했고, 조종사들이 비상 탈출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번기는 유도로 끝단을 지나쳐 풀밭 지역에 멈춰 섰는데 이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기체가 파손됐다.
1번기 조종사는 착오로 인해 활주로가 아닌 유도로로 잘못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2번기와 3번기 조종사들도 1번기를 따라 활주로로 착각하고 유도로로 들어갔다. 다만 3번기는 2번기의 상태를 육안, 무전으로 인지하고 이륙 시도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조된 조종사 2명은 미 육군병원으로 이송돼 검진을 받았다. 이들은 경미한 화상과 열상 외 특별한 부상이 없었고, 현재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 관계자는 “사고 원인이 항공기의 기계적 결함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공군은 훈련에 계속 참가하기로 했다”며 “연이은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X 갈무리올해 3월부터 군용기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월 6일 공군의 KF-16 전투기 2대가 연합훈련 중 조종사들의 좌표 입력 실수로 민가에 폭탄을 투하해 민간인, 군인 등 66명이 다치고 219건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4월 18일에도 공군의 KA-1 공중통제공격기가 비행 훈련 중 조종사 과실로 기관총, 실탄, 연료통을 비정상 투하하는 사고가 났다.
지난달 29일에는 해군의 해상초계기가 이착륙 훈련을 하다가 추락해 승무원 4명이 순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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