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용진 전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비명(비이재명)계 박용진 전 의원을 만나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한 번 같이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손을 맞잡았다. 박 전 의원은 지난해 4·10 총선 과정에서 비명계가 무더기 탈락한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 논란의 상징적 인물이다. 이 대표는 최근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비명계 끌어안기’를 지속하고 있다.
이 대표와 박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 한 식당에서 배석자 없이 비공개로 오찬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 대표가 박 전 의원에게 직접 연락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앞서 친문(친문재인)계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만났다. 24일에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의 만남도 예정됐다. 이들 모두 비명계 대권주자로 꼽히는 인사들이다.
이 대표는 회동 공개 발언에서 ”당 일을 하다 보니까 내 손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나도 힘들다“며 ”박 의원도 가슴 아픈 걸 알지만 사실 안타까웠다“고 했다. 이어 ”심각한 위기 상황에 혼란도 혼란이지만 이 위기를 이겨내야 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박 의원이 해야할 일이 많을 거고 앞으로 더 큰 역할을 같이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총선 과정의 일들이 저한테는 모진 기억이지만 이렇게 웃는 얼굴로 맞이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이 언급한 ‘모진 기억’은 4·10 총선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비명횡사’를 에둘러 말한 것. 당시 박 의원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에 포함되면서 경선 득표에서 최대 30%를 감산당했다. 이에 박 전 의원은 결선을 3번이나 치렀지만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박 전 의원은 ”대의명분 앞에 사사로운 개인감정이 자리해선 안 된다“며 ”대표님이 해야 할 일이 제일 많다. 그 다음에 당이 힘을 합치고 통합해 나가야 국민 통합으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칫 잘못하면 대한민국에 파시즘이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그것을 차단하는 게 민주당 역할이고, 대표님과 저도 민주당도 손 잡고 승리를 만들어 나가면 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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