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 찬반’ 쪼개진 3·1절… 서울 도심 곳곳 대규모 집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1일 14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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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인 1일 서울 도심이 탄핵 찬반을 놓고 두 쪽으로 갈라졌다. 종로구 안국동에서는 야 5당이 공동 주최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렸고(왼쪽),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모여 ‘자유통일을 위한 국민대회’를 열었다(오른쪽).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3·1절인 토요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과 반대를 주장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여야 의원들도 집회에 집결해 공개 발언했다. 여당은 ‘윤 대통령의 복귀’를 주장했고, 야당은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측근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감사하다”는 옥중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탄핵 찬반 집회에는 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경찰은 양 진영의 집회가 가까운 거리에서 열리는 만큼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경계 태세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동원된 경력만 최소 6000여 명에 이른다.

● 탄핵 반대 집회 참석 與의원 “尹 복귀해야”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대로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3·1절 국가비상기도회’에서 참석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2025.03.01. 뉴시스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는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등에서 개최됐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종로 동화면세점 일대에서 ‘자유통일을 위한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윤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장을 맡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가 참석해 “어제 대통령을 접견해 오늘 집회 소식을 말씀드렸더니 한 없는 감사의 표정으로 ‘나는 건강하다. 잘 있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도 탄핵 반대 지지자들이 모였다. 보수성향 기독교단체 세이브코리아와 전한길 강사가 주도하는 ‘국가비상기도회’는 이날 오후 1시부터 ‘더불어탄핵당 해체’ ‘문형배 이미선 정계선 정정미 OUT(아웃)’ 등의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해체하라’ ‘사퇴하라’ 등을 연호했다. 문형배·이미선·정계선·정정미 헌법재판관은 최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심판에서 인용 의견을 낸 재판관들이다. 참가자들은 비가 내리는 상황에도 우비를 입은 채 자리를 지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대로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3·1절 국가비상기도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2025.3.1/뉴스1

이 행사에는 김기현·나경원·성일종·윤상현·윤재옥·장동혁·추경호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37명도 자리했다. 대표 인사에 나선 김 의원은 “조선의 독립을 민초들이 이뤄낸 것처럼 대한민국 살리는 것도 여기 계신 국민 여러분이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최근 탄핵심판 최종 변론을 언급하며 복귀를 주장했다. 김 의원은 “나라를 살리기 위해 내가 고통스러워도 가시밭길이라도 가겠다는 지도자의 모습을 봤다”며 “윤 대통령은 반드시 복귀해야 한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탄핵 찬성 집회 참석 野5당대표 “尹 파면하라”

1일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는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경복궁역 일대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촛불승리행동은 안국동사거리에서 ‘촛불 문화제’를 개최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발언대에서 “윤석열의 선전·선동으로 연일 헌정사상 초유의 일을 겪고 있다”며 “헌재는 조속히 심판해달라”고 했다. 또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이 주도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 행동’은 오후 5시부터 경복궁역에서 ‘범시민 대행진’을 진행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30분부터 종로 안국동 일대에서 진행된 ‘내란 종식·민주 헌정 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 대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직접 주관한 집회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야4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대표들이 모두 참석해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했다. 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이 연단에서 “이제 곧 이 땅에 울려퍼질 주문을 들려드리겠다”며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말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내란종식’ ‘민주수호’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환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열린 3.1절 야5당 공동 내란종식 및 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03.01. 뉴시스

이 대표는 가장 마지막에 발언대에 올랐다. 이 대표는 “내란의 밤이 계속 됐다면 (저는) 연평도 바다 어딘가에서 꽃게밥이 됐을 것”이라며 “여러분 덕분에 이 자리에서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앞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수첩에 쓰인 정치인 체포조 명단을 언급하며 살해계획 의혹을 꺼내든 것. 이 대표는 “민주공화국의 기본 가치를 부정하며 내란을 동조하는 사람과 세력이 있다”며 “헌정 질서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은 보수일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연설 뒤 ‘범시민 대행진’에도 참여했다.

● 탄핵 찬반 집회에 14만 명 모였다

이날 탄핵 찬반 집회에는 약 14만 명(이하 경찰 비공식 추산)의 시민이 참가했다. 광화문에는 6만5000명, 여의도에는 5만5000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야5당 대표 등이 연단에 오른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 대회’에는 1만8000명이 나왔다. 이에 앞서 오후 2시에 열린 촛불행동 집회에는 5000명이 모였다.

경찰은 광화문 사거리와 안국역·경복궁역 등 1㎞ 내에서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리는 만큼 기동대를 투입해 인파 관리에 나섰다. 이들을 분리하기 위해 경찰버스 160여 대로 차벽을 세우기도 했다. 경력은 76개 부대 5000명이 투입됐다. 또 여의도에는 21개 부대 1400명, 경찰버스 70대가 동원됐다. 또 집회 장소를 지나는 지하철 5호선은 상·하행선을 각 2회 늘려 운행하고 인원이 몰릴 경우 주요 지하철 역을 무정차 통과시켰다.

#탄핵 집회#탄핵 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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