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배우자 상속세 폐지, 시대 못따라가는 제도 바꾸자는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6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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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지난 2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창립 30주년 여의도연구원 연속토론회, 국민 위에 군림하는 국가기관 정상인가?’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5.2.18 뉴스1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배우자 상속세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함께 재산을 일군 배우자 간 상속은 세대 간 부의 이전이 아니다”라며 “미국, 영국, 프랑스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배우자 상속에 과세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당 지도부가 ‘배우자 상속세 폐지’ 카드를 꺼내든 것은 부부가 공동으로 일군 재산에 ‘부의 대물림’을 이유로 한 상속세를 부과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자체 여론조사에서 전 연령대에 걸쳐 압도적으로 찬성 여론이 강했던 것도 한몫 했다. 다음은 윤희숙 여연 원장과의 일문 일답.

―배우자 상속세 폐지는 어디서부터 출발한 것인가.

“남편과 아내 사이가 재산을 물려주는 사이가 아니라는 거다. 재산은 부부가 함께 일군다. 기성세대의 경우 할아버지가 평생 밖에서 일할 동안 할머니가 집에서 밥을 차리고 아이들을 돌보면서 함께 재산을 일궜다는 게 이 상속세제 개편의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다. 다른 많은 나라들은 배우자 상속세가 없다.”

―아직 우리가 못 따라가는 점이 있다는 뜻인가.


“여권이 신장됐다고 하는데 정작 상속세 제도는 뒤처져 있었던 거다. 사람들 머릿속에서는 부부는 동등하게 재산을 일군 사람들인데 제도가 못 따라오고 있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2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도 잠깐 언급한 적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남편과 아내가 수평관계인데 왜 부의 대물림이라는 말을 쓰는지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갖고 계시더라. 부부가 같이 살던 집에서 한 쪽이 돌아가시면 남은 배우자가 상속세를 물어야 하는 일이 생긴다.”

―여성의 기대수명이 더 긴 상황에서 여성들에게 더 와닿을 것 같다.

“꼭 그렇지는 않다. 남편들도 마찬가지다. 내 아내의 재산을 나라가 왜 떼가냐는 거다.”

―여론을 직접 확인할 기회가 있었나.

“여연에서 자체 여론조사를 해 봤다. 전 연령대에서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2030에게 젠더갈등이 있다지만 젊은 사람들은 남녀 간에 배우자 상속세 폐지에 대해 인식 차이도 별로 없었다.”

―최근에 당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는 ‘경제 자유화’를 방향으로 삼고 있는데.

“배우자 상속세는 불필요한 개입은 맞다. 왜 부부간의 일에 부의 대물림이라는 핑계를 대서 세금을 걷어가냐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상속세 개편이 쉬운 일은 아닌데


“세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다. 부부간에 파트너십도 강해지고 가족 간에도 더 끈끈해지지 않겠나.”

#배우자 상속세#여의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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