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당국 “北 입막음에도 파병 소문 확산, 내부 동요도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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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 북한군 급여-상납금 추적”
“대다수 北 주민들 파병에 부정적
파병가족 집단이주 정황도 포착”

우크라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페이스북
국제사회는 북한이 그간 파병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의 대가로 벌어들인 돈을 핵·미사일 개발에 전용할 가능성을 주시해 왔다. 러시아가 제공하는 파병군에 대한 보상을 가로채는 것은 물론이고 대러 포탄·미사일 등 무기 수출 대금, 대북 원유 및 식량 지원까지 2년여에 걸친 러시아의 지원이 김정은 정권의 체제 불안정을 해소하는 데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다는 것. 국가정보원도 “파병군 급여와 북한 당국 상납금의 정확한 규모를 지속해서 추적하고 있다”고 했다.

26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파병 북한군이 1인당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받는 것으로 알려진 400∼500달러는 북한 외화벌이 핵심인 중국, 러시아 파견 노동자가 받는 금액을 상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급 2000달러 중 당국이 가로채는 1500∼1600달러를 제외하더라도 파병 북한군이 받는 월급이 일반 해외 파견 노동자보다 많은 것.

미국 주도의 종전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군이 관여된 쿠르스크 전장이 휴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러시아의 요청에 따라 북한이 추가 파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정원은 지난해 말 일부 인원을 현지로 보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과 실시간으로 전황 정보 등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러시아는 지난해 말 북한군의 전선 투입으로 쿠르스크 전장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은 것으로 평가된다. 쿠르스크 지역이 은폐가 어려운 개활지인 데다 드론전에 익숙하지 않아 북한군 상당수가 전선 투입 초반 희생됐지만 북한군이 사실상의 인해전술로 전황을 뒤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파병 군인 대다수는 본인이 파병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러시아에 파병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은 “대다수 주민들은 파병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국정원은 북한 당국의 입막음에도 파병 소식이 확산되면서 관련 루머 등도 내부에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파병 소식이 점점 확산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정당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등 사회 내부 동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국정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 당국이) 파병 사실 유출 확산을 의식해 내부 보안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라며 “군대 비밀 누설을 이유로 장교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차출 부대 소속 병사를 대상으로 입단속을 하고 파병 군인 가족에게는 훈련을 간다고 거짓 해명하는 정황도 포착됐다”고 보고한 바 있다. 당시 국정원은 북한이 파병 가족을 통제하기 위해 집단 이주, 격리하는 등 정황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집단 이주#격리#우크라이나 전쟁#파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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