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6]
김문수와 회동 앞두고 입장 밝혀
매일 수억 선거비용 부담 작용한듯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7일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저는 대선 본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단일화가 불발되면 대선에 도전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 총리는 이날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회동을 앞두고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저는 투표용지 인쇄 직전까지 국민들을 괴롭힐 생각이 전혀 없다”며 “정치적 줄다리기는 하는 사람만 신나고, 보는 국민은 고통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 측에서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25일을 단일화 시한으로 제시하고 있는 데 대해 반박한 것.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국민의힘 단일 후보로 선출되지 못하면 대선에 불출마하겠다는 것이다.
한 전 총리가 김 후보와의 회동을 앞두고 단일화 실패 시 대선 도전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을 두고 일각에선 무소속 후보로 등록해 대선에 도전할 때 생기는 현실적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1일까지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으면 한 전 총리는 ‘기호 2번’을 달 수 없어 단일화 효과가 떨어진다.
국민의힘으로부터 선거자금 지원을 받기 어려워진다는 점도 부담이다. 3억 원에 이르는 후보 등록 기탁금부터 매일 많게는 수억 원씩 드는 선거 비용을 고스란히 사비로 부담해야 하는 것. 2017년 대선에 뛰어들었다가 20일 만에 불출마 선언을 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매일 수천만 원을 선거 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 전 총장은 당시 “캠프 사무실을 사비로 얻었고 운전사와 비서, 교통비까지 모두 내 돈으로 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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