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후보 교체 여부’ 오늘 결정…파국이냐 봉합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8일 2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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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한덕수 ‘단일화 2차 회동’ 63분만에 결렬
당 여론조사 강행…金 ‘후보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
오늘 여론조사 결과 나오면 전국위 소집해 결단 수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 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서 2차 회동을 가지고 있다. 2025.05.08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민의힘 대선 후보 단일화를 위한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2차 회동이 결렬됐다. 김 후보와 한 전 총리는 생중계로 진행된 회담에서 단일화 충돌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다가 63분 만에 회동을 끝냈다.

단일화를 둘러싼 김 후보와 당 지도부의 갈등은 막말 비난과 소송전으로 비화했다. 당 지도부는 2차 단일화 회동에서도 합의가 무산되자 당 주도의 단일화 여론조사를 강행했고 김 후보는 이를 막기 위한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6·3 대선이 2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단일화가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오후 4시 30분 국회 강변서재 카페에서 열린 두 후보의 공개 회담에서 한 전 총리는 “김 후보가 22번이나 단일화를 하겠다(고 했다)”며 “당장 오늘, 내일 결판 내자”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를) 일주일 연기하자, 단일화는 한다는 건 결국 하기 싫다는 말”이라고 했다. 김 후보가 “다음 주 수요일에 방송토론, 목요일과 금요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하자”고 제안한 것을 비판한 것.

이에 김 후보는 “저는 국민의힘의 경선을 다 거치고 돈 다 내고 모든 절차를 다 따랐다”며 “왜 다 끝난 다음에 나타나서 ‘당신 약속을 22번 했는데 안 지키냐’고 하는 청구서를 내미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단일화도 아니고 자리를 내놓으라는 말”이라고 맞받았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강변서재에서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친 뒤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김 후보는 회동을 마친 뒤 “후보 만들어주면 입당하고 아니면 ‘바이바이(bye bye)’다. 이런 건 소설에서도 본 적이 없다”고 한 전 총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 전 총리는 “단일화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김 후보와 당 지도부는 단일화 주도권을 두고 ‘말 폭탄’을 쏟아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당 주도의 단일화 여론조사를 강행하기로 한 데 대해 “반민주적이고 강압적인 폭거”라며 “단일화란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 후보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비상대책회의에서 “당원들의 명령을 무시한 채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하면 결단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김 후보의 후보 자격 박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와 한 전 총리 간 2차 단일화 회동이 결렬되자 단일화 여론조사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의원총회를 열고 8일 김 후보와 한 전 총리 간 단일화 토론에 이어 김 후보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8, 9일 단일화 여론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후보 교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김 후보는 이날 법원에 ‘대통령 후보자 지위 확인’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김 후보는 “당의 공식 대선 후보를 해치는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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