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과한 김문수 선대위…빅텐트·중도 바라본 ‘尹 끊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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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5월 12일 1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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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한동훈·안철수 등 당 통합에 이준석까지 안기
출당 요구에는 여전히 고심…“尹 스스로 판단해야”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김용태 의원에게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5.12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김용태 의원에게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5.12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고개를 숙이면서 앞으로 김 후보와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사과는 김 후보의 친윤(親윤석열) 색채를 걷어내고 당 안팎에서 이어지는 ‘윤석열 끊어내기’ 요구에 호응해 내부 통합은 물론 보수 빅텐트, 중도층 잡기까지 이뤄내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용태 의원은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출범식에서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의 계엄이 잘못됐다는 것, 그리고 당이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마땅한 책임을 지우지 못했다는 것, 이런 계엄이 일어나기 전에 대통령과 진정한 협치의 정치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과오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보수 정치인으로서 뼈아프고 반성한다.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은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된 데 이어 이날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 이번 선거를 지휘하는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런 그가 공동선대위원장 일성으로 비상계엄을 사과한 것은 윤 전 대통령 끊어내기와 함께 보수 통합에 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당 내외에서는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 요구가 이어졌다.

김 후보와 경선에서 경쟁한 한동훈 전 대표는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은 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12·3 비상계엄 사태 및 탄핵 반대와 관련한 대국민 사과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등을 김 후보에게 요구했다.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이날 “이번 대선은 전 정권 실패 위에 치러지고 있다”며 “과감하게 윤 전 대통령과 결별을 선언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전날(11일) 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은 첫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이번 대선이 윤석열과 이재명의 대결이 되면 필패”라며 “계엄에 대해 국민에게 엄숙하게 사과해야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윤석열은 나라를 망치고 당도 망치고 있다”는 등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당내 경선 주자들로 다수가 당에서 무게감이 적지 않은 인물들이다. 공통적으로 이들이 ‘윤석열 책임론’을 거론하는 만큼 이에 대한 호응을 통해 당내 통합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 행위 관련 국민 향한 사과 요구에 일부 국무위원들이 일어나 있다. 2024.12.11/뉴스1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 행위 관련 국민 향한 사과 요구에 일부 국무위원들이 일어나 있다. 2024.12.11/뉴스1

보수 빅텐트에도 ‘윤석열과의 결별’은 필요하다. 빅텐트의 한 축으로 꼽히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는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 없이 빅텐트 참여는 없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과거 이 후보와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을 함께해, 여권에서 이 후보 측과 소통이 가능한 인물로 평가된다. 김 후보의 비상계엄 사과가 당내 통합을 넘어 보수 빅텐트를 바라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여전히 윤 전 대통령과의 결별 수준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도층으로의 확장성 등을 위해서는 김 후보가 탄핵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김 후보는 앞서 비상계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윤 전 대통령 탄핵 또한 반대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출당을 요구하는 등 윤 전 대통령과의 완전 결별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이에 김 후보 측 내부 고심은 깊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 후보 캠프의 박종진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계엄과 탄핵 반대에 대한 대국민 사과는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하실 수도 있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출당 조치까지는 후보가 안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후보 캠프의 김행 시민사회총괄 단장은 이날 KBS, SBS 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단절에 대해 “윤 전 대통령 스스로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에둘러 말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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