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김문수 대선 후보의 지지율 반등을 위한 보수진영 ‘빅텐트’ 추진에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채 내홍만 벌이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친윤(친윤석열) 구태를 청산해야 한다”고 비판하자,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그를 “이재명의 트로이목마”라고 직격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1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한 전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에 “친윤들이 다른 당에 국민의힘 당권을 주겠다고 당권 거래를 제안했다는 다른 당의 폭로가 나왔는데 친윤들은 아니라고 부인하는 입장도 안 낸다, 못 낸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아직도 친윤들은 국민의힘이 윤석열 김건희 사당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며 “이번 대선은 이런 친윤 구태를 청산하는 혁신의 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개혁신당 이동훈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 친윤계 인사가 이 후보에게 차기 당권을 줄 테니 단일화하자는 제안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단일화추진본부장을 맡고 있는 유상범 의원이 22일 KBS 라디오에서 “만약 그런 제안이 있었다면 단일화를 위해 이 후보가 원하는 건 다 들어준다는 차원의 표현”이라며 “협상의 기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유 의원의 발언을 보도한 기사를 페이스북 글에 첨부하며 이를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도 21일 페이스북에서 “당근 거래도 아니고 당권 거래? 모두가 절박하게 선거운동에 몰두한 이때?”라며 “지켜보는 당원 지지자들이 가슴을 친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나경원, 유상범, 유영하 등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잘못을 감싸고 계엄을 사실상 옹호했던 이들이 돌아가며 당원과 지지자들 또는 저를 비난하던데, 그런 분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제대로 싸우는 걸 본 적이 없다”는 글을 올렸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17일 탈당한 뒤 20일부터 국민의힘 선거 유세에 합류했지만, 김 후보와 별도로 유세를 진행하고 그의 이름이 새겨진 옷도 입지 않았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문수 대선 경선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나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당이 하나 되어 위기를 극복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라며 “당의 대표를 지내고,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인사라면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당과 국가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한 전 대표에게 “스스로 이재명의 트로이목마가 돼서는 안 된다”며 “이제 그만하고 부디 김 후보와 원팀으로 국민과 나라를 구하는 데 함께 총력을 다해주길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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