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당선]
퍼스트 레이디 김혜경 여사
정계진출 반대하다 ‘정치 동반자’로
한센인 등 사회적 약자들 주로 만나
김혜경 여사가 지난달 16일 광주 북구 효령동 효령노인복지타운에서 배식봉사를 하고 있다. 광주=뉴스1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는 ‘조용한 내조’로 이번 선거를 치렀다. 언론 노출을 자제한 채 이 대통령과 별도로 움직이며 종교계와 사회적 약자층을 주로 만났다. 김 여사는 지난 한 달여간 100개가 넘는 비공개 및 공개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많을 땐 하루 5개 일정을 소화한 적도 있다고 한다. 공개 발언은 물론이고 남편과의 동행 유세도 전혀 없었지만 김 여사는 이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로서 사회 통합을 위한 물밑 소통에 주력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966년 서울에서 삼 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김 여사는 서울 선화예고를 거쳐 숙명여대 피아노과에 입학했다. 유학을 준비하던 1990년 변호사 사무실을 막 개업한 이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이 대통령은 김 여사를 처음 보고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1991년 3월 결혼해 슬하에 동호(33) 윤호 씨(32) 등 두 아들을 뒀다.
당초 이 대통령의 정계 진출을 반대했던 김 여사는 그가 성남시장을 거치면서 2017년 대권 주자로 발돋움하자 그의 정치적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기간 남편과 함께 지방 일정에 동행했고, 이후 TV 예능에도 함께 출연했다. 2018년 출간한 책 ‘밥을 지어요’에서 “힘들기는 하지만 ‘이 사람처럼 정치하는 것도 가능하구나’ 싶었다. 내가 이혼한다고 협박하기보다 응원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김 여사는 그동안 남편에게 종교계 등 사회 각층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2017년 한 유튜브 방송에서 “아내로부터 아이디어를 많이 받는다. 집사람은 살림도 하고 동네 사람들과 교류도 하니 현장 얘기 중에서 튀는 얘기들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김 여사가 가장 많이 찾은 곳 역시 종교 시설이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12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행사에 참석했으며 다음 날에도 서울 명동성당을 방문했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 충북 단양 구인사, 경남 합천 해인사 등 유독 사찰을 많이 찾았는데, 김 여사는 기독교인이지만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고 자승 스님으로부터 ‘천수안(千手眼)’이라는 법명을 받는 등 불교계와도 연이 깊다.
김 여사는 또 지난달 14일에는 광주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해 5·18 유족들과 면담을 했고,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도 만났다. 또 지난달 21일에는 전남 목포 신항을 찾아 항 내에 안치된 세월호 선체를 둘러본 데 이어 지난달 27일엔 전남 고흥군 소록도를 방문해 한센인들과 비공개 면담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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