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이 대통령,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황인권 경호처장./2025.6.4.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4선인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을, 국정원장 후보자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을 지명했다. 대통령비서실장으로는 3선인 민주당 강훈식 의원을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새 정부 첫 인사를 직접 발표하고 배경을 설명했다. 인수위원회 없이 국정을 시작해야 하는 만큼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직책 인선을 취임 첫날 발표하게 됐다.
이 대통령은 김 의원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데 대해 “당과 국회에서 정책과 전략을 이끌고 국민 목소리에 실천으로 응답한 정치인”이라며 “국제적 감각과 통합의 정치력을 갖춘 인사로 위기 극복과 민생 경제 회복을 이끌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어 “내각과 국회, 국민 사이를 잇는 조정자로서 새 정부의 통합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의 민주당 당 대표 시절 수석최고위원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국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 전 장관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역임한 외교안보통일 전문가다. 이 대통령은 “NSC를 책임지며 국정원의 정보 수집 능력을 강화하고 정보전달 체계를 혁신했던 경험을 토대로 통상 파고 속 국익을 지킬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강 의원에 대해선 “7090세대 첫 비서실장으로, 대통령실을 젊고 역동적인 공간으로 바꿀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참모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치열하게 일하는 현장형 참모라고 생각한다. 빠른 이해력으로 국민과 대화하는 브릿지형 인물로 국정 운영 조정자로서 역할을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안보실장으로는 민주당 위성락 의원이 임명됐다. 위 의원은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바 있다. 이 대통령은 “풍부한 정책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외교안보 공약을 설계하고 국정 철학에 깊은 이해를 갖춘 인물”이라며 “대전환 시대에 진취적 실용외교와 첨단 국방으로 외교안보 강국,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현이라는 국정 목표를 달성해 국민께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경호처장에는 황인권 전 육군 대장이 임명됐다. 이 대통령은 “약 40년간 군 복무하면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고 빈틈없는 업무 추진력과 포용 리더십을 갖춘 분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제는 국민을 위한 열린 경호, 낮은 경호를 통해 경호실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앞으로 대통령 출근한다고 너무 길을 많이 막지 않으면 좋겠다”며 “아침에 출근하는 데 너무 불편하고 안 좋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대통령 대변인으로는 민주당 강유정 의원이 발탁됐다. 강 의원은 이 대통령의 경선 캠프에서부터 대변인으로 합류해, 선거 기간 내내 이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정치 철학에 대한 이해력이 깊고 논리력과 문화 감수성까지 두루 갖춘 인재다. 대통령실과 언론, 국민을 잇는 훌륭한 가교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인선에 대해 “지금 우리는 경제와 민생 회복, 그리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다시 세워야 할 시점”이라며 “저는 오늘 국민에 대한 충직함과 책임, 그리고 실력을 갖춘 인사들과 함께 국민주권정부의 새출발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선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다음 각료 인사는 국민 의견과 당내 인사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모으는 기회를 가져볼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경제 관련 인선이 제외됐다는 지적을 두고는 “경제와 관련한 장관이나 조직 문제가 급하지 않냐고 하시는데, 그건 사실 중장기적인 경제 정책과 더욱 관련이 깊다”며 “지금 당장은 바로 시행할 수 있는 경제 회생 정책이 필요하다. 핵심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빠르면 오늘 저녁에라도 관련된 모든 부처의 책임자급과 실무자들까지 다 모아서 당장 할 수 있는 경제 회생 정책이 무엇인지 점검해 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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