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가 이번 6·3 대선에서는 실제 투표 결과와 차이를 보였다. 소수점 한자리까지 근접한 수치를 예측한 2022년 20대 대선과 비교해 실제 득표 결과와의 오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지적이다. 숨어 있는 국민의힘 지지층인 이른바 ‘샤이 보수’ 표심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득표율 49.42%,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득표율 41.15%,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득표율 8.34%를 각각 기록했다.
3일 오후 8시경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는 이 대통령이 51.7%, 김 후보는 39.3%, 이 후보는 7.7%의 득표율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대통령 당선은 예측했지만 이 대통령의 실제 득표율은 출구조사 예측보다 2.28%포인트 낮았고, 김 후보의 실제 득표율은 출구조사 예측보다 1.85%포인트 높았다. 출구조사는 이 대통령과 김 후보 간 득표율에서 12.4%포인트의 격차를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8.27%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이번 6·3 대선에서 출구조사에 비해 이 대통령 실제 득표율은 낮고, 김 후보 실제 득표율은 오른 건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김 후보를 지지했다는 의사를 출구조사에서 밝히기를 꺼린 유권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김 후보를 찍은 유권자는 출구조사 응답을 피했고, 이 대통령을 찍은 유권자들이 출구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공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보면 14∼15%포인트까지 차이가 났는데, 한 자릿수로 좁혀진 걸 보면 샤이 보수가 한 5% 정도 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6·3 대선은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는데, 이 사전투표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실제 표심을 담지 못한 것도 출구조사와 실제 득표율 간 차이의 원인으로 꼽힌다. 사전투표는 지난달 29, 30일 이틀간 진행돼 투표율 34.74%를 기록했다. 이번 대선 최종 투표율은 79.4%였다.
하지만 대선 출구조사는 본투표 당일에만 전국 325개 투표소에서 약 8만 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사전투표자들의 표심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전투표 참여자(약 1만1500명)를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본투표일 실시한 출구조사를 보정하게 되는데 여기서 실제 표심과 차이가 벌어졌다는 지적이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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