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안덕근 등에 ‘계엄 해제때 한덕수 발언’ 캐물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일 20시 51분


코멘트

‘계엄 국무회의’ 불참한 안덕근-유상임 소환
계엄 이튿날 열린 ‘해제 국무회의’ 상황 조사
계엄 몰랐다는 한덕수, 은폐 정황 있는지 초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내란특검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2일 불러 조사한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계엄 해제’ 국무회의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 등을 확인해 한 전 총리의 내란 방조 여부를 따지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은 2일 안 장관과 유 장관을 불러 조사했다. 두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는 불참했지만, 이튿날 새벽 계엄 해제를 위해 열린 국무회의엔 참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 장관은 계엄선포 이틀 뒤인 지난해 12월 5일 기자단에 “3일 비상계엄 전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이후 새벽 2시 반경 연락이 와서 용산 대통령실에 들어가 해제 회의에는 참석했다. 해제에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장관 역시 같은 날 비슷한 취지의 답변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제출했다.

특검은 이날 안 장관과 유 장관을 상대로 당시 ‘계엄 전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와 경위를 확인하는 한편, ‘계엄 해제 회의’에서 한 전 총리가 어떤 취지의 발언을 했는지 등을 물었다고 한다. 그간 “계엄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오히려 말렸다”고 말해온 한 전 총리의 주장과 대조되는 내용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등이 발견된 만큼 계엄 해제 회의에서 은폐를 당부하는 등의 발언은 없었는지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올 1월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제출한 답변서를 근거로 “12월 4일 오전 2시 30분부터 3시 20분까지 대통령실에 국무위원이 한 전 총리와 김용현 전 장관밖에 없었다”며 ‘두 사람이 계엄 해제 전 자신들이 관여한 정황 은폐를 모의한 것 아니냐’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두 장관에 대한 조사는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를 뒷받침할 근거를 다지기 위한 측면도 있다. 특검이 5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대면조사를 앞두고, 상대적으로 혐의가 가벼울 수 있는 ‘계엄 국무회의 불참 국무위원’들부터 불러 한 전 총리와 윤 전 대통령 관련 진술을 끌어내려 했다는 분석이다. 내란특검팀은 현재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을 상대로 직권을 남용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윤 전 대통령 수사를 진행했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올 5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하지만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직권을 남용한 대상은 경찰·수도방위사령부·육군특수전사령부·국군방첩사령부·정보사령부·국방부 조사본부 등 군과 경찰을 상대로 한 것이었다. 국무위원을 상대로 한 직권남용 혐의는 이번에 처음 적용된 셈이다.

특검은 지난달 30일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조사에서도 윤 전 대통령이 ‘무리하게 국무회의를 소집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계엄 당일 오후 9시가 넘어 김정환 대통령실 수행실장이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을) 추가로 더 부르라고 지시했다’며 명단을 적어왔는데, 최상목·송미령·조규홍·오영주·박상우·안덕근이 있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