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인사는 한쪽만 쓰면 정치보복…野와 끊임없이 대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3일 1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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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첫 공식 기자회견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3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인사는 그 자체가 목표 또는 목적이 아니고 정책 과정을 수행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최근 야당을 중심으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등 인사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 대통령이 직접 의견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인선과 국회 운영 과정 등을 두고 야당에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는 질문에 “자질이 없거나 부정부패하거나 무능하거나 또는 이기적이거나 이런 인사를 하는 것은 문제가 되겠지만 ‘성향이 다르다, 누구와 관련이 있다, 누구와 친하다더라, 누구와 어떤 관계가 있다더라’ 이런 걸로 판단해서 배제하기 시작하면 남는 게 없어 정치보복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의 색깔에 맞는 한쪽 편에 맞는 사람만 선택해서 쓰면 좀 더 편하고 속도도 나고 갈등은 최소화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저는 야당 대표, 여당 대표가 아니고 대한민국 전체를 대표하는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하나로 모일 수 있는 통합의 국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어 “마음에 드는 색깔, 같은 쪽만 쭉 쓰면 위험하다. 시멘트 자갈 모래 물 이런 걸 섞어야 콘크리트가 된다”며 “차이는 불편한 것이기도 하지만 시너지의 원천이기도 하다. 특히 정치 영역에서는 최근 검찰 인사 관련 이런 저런 지적들이 있는데 우리하고 색이 비슷한, 지지했던 쪽 다 골라내면 남는 게 없다”고 했다. 최근 검찰 인사 관련 조국혁신당 등이 불만을 토로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또 “직업공무원들은 지휘자인 인사권자에 따라 움직이게 돼 있다”며 “공직사회에 대해 ‘영혼 없다’는 비난을 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그는 “직업공무원들은 국민이 선출한 대표, 국민의 주권 의지를 대행하는 지휘관에 따라 움직이는 게 의무다. 결국은 최종 인사권자가 시키는 대로 한 것이라 ‘해바라기’라고 비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등 야당이 최근 김 총리 후보자, 장관 후보자 등에게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서는 “야당의 불만이 실질적인 논거가 있는 것인지, 합당한 것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다”며 “타당하고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당연히 수용하고 교정할 것”이라고 했다.

영수 회담 관련해서는 “끊임없이 대화할 생각이고 못 만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도 국민의 선택 받은 국민의 대리인이기 때문에 존중받아야 하고 존중해야 한다”며 “자주 만나뵐 생각이고 영수회담 정례화도 필요하면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정치인)는 모두 개인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모두 국민을 위해 국민 뜻을 대변하는 대리인이기 때문에 굳이 사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개인적 이해관계, 개인적 이권 추진하는게 아니라면 사적 감정 가질 필요 없다”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야합과 타협, 봉합과 통합 이런 건 좀 구분하자”며 “협의, 타협, 그리고 통합 여기에 필요한 것들은 제가 최종 책임자이기 때문에 제가 많이 해야 된다.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기자회견#정치 보복#영수 회담#직업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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