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6.5평 독방…박근혜 ‘머리핀’ 못써 올림머리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1일 15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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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5번째 구속수감 대통령…전직들은?
노태우, 군인 출신답게 침구정리 잘해…불교서적 탐독
박근혜, 최장 4년 9개월 수감…여름엔 얼린 생수 지급
MB, 서울동부구치소 코로나 집단감염에 안양으로 이감

윤석열 전 대통령이 10일 재구속되면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윤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작은 약 2평 면적의 독방에 수용됐다. 독방에는 에어컨 대신 선풍기가 있지만 수용자가 조작할 수 없다고 한다. 또 샤워 시설이 없어 공동 샤워실을 이용해야 한다.

역대 구속 수감된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해 노태우, 전두환, 박근혜, 이명박 등 총 5명이었다.

● 역대 대통령 중 첫 구속은 노태우 전 대통령

가장 처음 구속된 대통령은 1993년 퇴임한 노 전 대통령이다.

1995년 11월 대검찰청을 떠나 서울구치소로 향하는 노태우 전 대통령(왼쪽). 동아일보DB
1995년 11월 대검찰청을 떠나 서울구치소로 향하는 노태우 전 대통령(왼쪽). 동아일보DB

그는 뇌물수수 등 혐의로 1995년 11월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노 전 대통령은 첫 끼니 저녁식사로 보리밥, 두부국, 두부조림, 김치를 거의 다 먹었다. 당시 교도관들은 노 전 대통령이 군인 출신이라 침구 정리 등을 잘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틈이 날 땐 집에서 가져온 불교 서적을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12월에는 전 전 대통령이 내란·비자금 혐의 등으로 안양교도소에 구속 수감됐다.

그는 첫 식사로 미역국, 감자양파조림, 배추김치 등이 나왔으나 거의 먹지 않았다. 이후 점심 식사는 한 술도 뜨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일반재소자 수용 건물과 떨어져 있는 별도 건물 독방에 수감됐다. 크기는 21㎡(약 6.5평)으로 윤 전 대통령 등과 비교했을 때 약 3배가량 넓다.

독방 옆에는 별도의 접견실과 조사실도 마련돼 있었다.

1995년 경기 안양교도소로 압송되는 전두환 전 대통령(가운데). 동아일보DB
1995년 경기 안양교도소로 압송되는 전두환 전 대통령(가운데). 동아일보DB

이에 일각에선 ‘특별 대우’ 등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은 1997년 대법원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을 선고받아 복역하다 같은해 12월 사면 조치로 풀려났다.

● 박근혜 전 대통령, 역대 최장 수감생활

2017년 뇌물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 뒤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동아일보DB
2017년 뇌물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 뒤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역대 대통령 중 구속 기간을 포함해 최장 수감생활(4년 9개월)을 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10일 탄핵된 후 같은 달 31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10.6㎡(약 3.2평)짜리 독방에 수용됐다. 이는 통상 일반 수용자 6명이 공동으로 쓰는 공간이다.

독방에는 침대로 쓰는 접이식 매트리스, 텔레비전, 책상 겸 밥상, 관물대 등이 갖춰졌고, 무더운 여름에는 얼린 생수가 지급됐다고 한다. 이는 윤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박 전 대통령은 치즈와 케첩을 곁들인 식빵, 수프, 야채 샐러드, 두유를 구치소에서 첫 아침 식단으로 제공 받았으나 제대로 먹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 특유의 올림머리는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점도 화제였다. 구치소 내에선 머리핀이 흉기가 될 우려 탓에 플라스틱 제품만 사용 가능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 대법원에서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상납 혐의 등으로 징역 20년에 벌금 180억 원, 추징금 35억 원이 확정됐다. 또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도 징역 2년이 확정돼 총 22년형을 받았다.

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탓에 입·퇴원이 잦았다. 2019년 9월에는 어깨수술을 받기 위해 구치소 밖으로 처음 나왔다. 약 2년 만인 2021년 7월에는 어깨 부위 수술 경과를 관찰하고 허리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한 뒤 한 달 만에 퇴원해 구치소로 복귀했지만 석 달만에 다시 입원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그해 연말 특별 사면됐다.

● 이명박 전 대통령, 코로나19 때 교도소로 이감

2021년 2월 휠체어에 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하고 있다. 뉴시스
2021년 2월 휠체어에 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하고 있다. 뉴시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자금을 횡령하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2018년 4월 기소됐다.

이보다 한 달 먼저 구속된 이 전 대통령은 2019년 3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252억 원의 횡령 혐의와 94억 원의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징역 17년, 벌금 130억 원, 추징금 57억8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되면서 그해 11월 다시 수의를 입게 됐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 동부구치소에 도착한 뒤 입감 절차를 밟고 13.07㎡(약 4평)짜리 독방에 수용됐다.

독방에는 이불·매트리스 등 침구류, 식탁 겸 책상, TV, 사물함, 싱크대, 청소용품 등이 비치돼 있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첫 식사로 모닝빵, 쨈, 두유, 양배추 샐러드를 받았으나 많이 먹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년 7개월 동안의 수감 생활을 이어오던 이 전 대통령은 건강 악화 등의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심의위원회는 이를 의결했다. 2022년 6월 형집행정지로 일시 석방된 뒤 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하기도 했다.

당뇨 등의 지병이 있던 이 전 대통령은 자택에서 통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점과 고령 등을 감안해 교도소 이감 없이 구치소에서 형을 이어가던 이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 때 안양교도소로 이감돼 복역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사면이 없었다면 2036년까지 수감 생활을 해야 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국민 통합 차원에서 2022년 12월 이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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