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법인세 인상 적극 검토”…與 “증권거래세도 다시 올려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7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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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법인세 인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전임 윤석열 정부 때 1%포인트 낮춘 법인세 최고세율(24%)을 다시 25%로 올릴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구 후보자는 법인세 인상과 비과세 감면 제도 점검 등을 통해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할 뜻을 밝혔다.

● 법인세 최고 25%로 회복 검토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여기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법인세율을 다시 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 오기형 의원이 “법인세율을 원상회복하는 것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하자 구 후보자는 “응능 부담(납세자의 부담능력에 맞는 과세), (법인세 인하) 효과 등을 따져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윤석열 정부 첫해인 2022년 정부와 국회는 국내 법인세율을 과세표준 구간별로 1%포인트씩 낮추는 내용으로 세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법인세 최저세율과 최고세율은 각각 10%, 25%에서 9%, 24%로 낮아졌다. 세금을 깎아 주면 기업들이 투자를 늘려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란 취지였다.

이날 구 후보자는 “2022년 총 국세가 396조 원이었는데 지난해 337조 원으로 줄었고, 법인세의 경우 2022년 100조 원에서 지난해 60조 원까지 40%나 빠졌다. 성장도, 소비도, 투자도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감세를 하더라도 다시 성장에 활력이 되는 타깃팅(목표 설정)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이 영업적자로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못한 영향 등으로 전체 세수에서 근로소득세 비중이 법인세와 비슷해지기도 했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전임 정부의 감세 조치로 효과는 없고 세수 기반이 무너졌으니 당연히 원상회복해야 한다”며 “법인세 회복을 검토하겠다는 답변은 안 하겠다는 것 아니냐, 더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라”고 다그쳤다. 이에 구 후보자는 아직 후보자 신분임을 내세워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2021년부터 단계적으로 인하해온 증권거래세 역시 다시 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원래 증권거래세 인하 조치는 금융투자소득세 도입과 함께 추진됐었다. 하지만 금투세 시행이 전면 폐지된 반면 증권거래세율은 예정대로 지난해 0.18%에서 올해 0.15%로 내렸다.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됐으니 증권거래세 인하도 다시 되돌려야 한다는 오 의원의 지적에 구 후보자는 “그것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 비과세 등 점검해 과세 기반 확충

인공지능(AI) 대전환 등 새 정부의 경제 개혁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세수 확보를 위해 구 후보자는 “비과세 감면, 탈루 소득, 과세 형평 합리화 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진짜 대한민국을 대전환할 수 있는 부분에 필요한 재원을 충당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제 운영에 있어서 “부담할 부분은 부담하도록 하고, 어려운 계층은 부담을 줄여 주는 강약(조절)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런 방향으로 세제 전반을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세제 개편 과정에서 서민과 취약계층까지 세 부담이 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구 후보자는 장관으로 취임하면 기재부 내에 AI국을 신설해 AI 대전환을 위한 투자와 지원을 집중하고,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불리는 국내 생산촉진 세제 도입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편 구 후보자의 배우자가 2004년 전남 무안군 소재 농지를 매입해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는 “영농체험을 할 목적이었지 절대로 투기 목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연고도 없는 먼 지역에서 쪼개기 매입을 한 정황상 전형적인 기획부동산 투기라고 비판해왔다.

#법인세#법인세 인상#세율 복구#감세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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