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사과가 러시아 슈퍼에?…군사 협력에 ‘생활형 밀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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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7월 22일 0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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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무력화하며 가까워졌지만 北 경제에 미칠 영향 미미

지난 6월 평양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정상회담 연회. 평양 노동신문=뉴스1
지난 6월 평양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정상회담 연회.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산 사과가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군사·정치적 협력이 부각됐던 양국 관계가 ‘생활 밀착형’ 분야까지 광범위하게 확대되는 모양새다. 북러는 이를 통해 국제사회에 ‘대북제재 무용론’을 확산하려는 것으로도 22일 분석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북한산 사과가 러시아 슈퍼마켓 진열대에 등장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의 대형마트 ‘레미’에는 북한산 사과 1kg이 169루블(약 3000원)에 팔리고 있다. ‘황금산’이라는 이름의 북한 회사가 사과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잼, 소시지, 맥주, 아코디언 등을 제작하는 북한의 회사들이 최근 러시아 연방 지식재산권청에 상표를 등록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북한을 대표하는 맥주를 만드는 대동강 맥주 공장도 지난해 러시아에 자사 브랜드 상표를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동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 양국 간 경제 협력이 크게 확장됐음을 시사한다.

과거엔 북한 제품이 주로 비공식적인 경로로 러시아 시장에 진출하거나 북한 기업이 러시아 기업과 협력하거나 하청 형태로 러시아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의 교류가 이뤄졌다. 또 북한은 제품 자체보다는 노동력을 수출하는 형태로 러시아를 상대로 한 외화벌이를 추진해 왔다.

이처럼 북한과 러시아가 여러 방면에서 밀착 행보를 강화하는 것은 대북제재 무용론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으로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를 준수할 의무가 있는 러시아가 북한 편에 서면서 제재를 적용할 명분과 실질적 방법이 계속 약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2397호는 북한산 식료품과 농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북한과 러시아가 제재를 무시하며 ‘생활형 밀착’까지 교류의 범위를 확대하더라도 북한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는 힘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경제 개발에 필요한 건 시장과 자본인데 러시아는 이걸 공급해 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사과 파는 정도로는 김정은이 내세우는 목표를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준의 경제 협력이라고는 보기 어렵다”라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러시아와 북한이) 제재를 무력화한다고 하더라도 중국이 이에 동조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북한 경제에) 절대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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