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사진. 2022년 10월 1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기장동 마을. 뉴시스
지난 3일 중서부 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북한 남성이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이재명 정부 들어 첫 도보 귀순 사례다.
30일 채널A에 따르면 정보당국의 합동신문 결과 해당 남성이 우리 정부에 명확한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 소식통은 “이 남성이 직장에서 계속된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탈북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3일 오전 3∼4시경 MDL 인근 하천을 넘어오는 북한 남성이 우리 군의 열상감시장비(TOD)에 포착됐다. 이 남성은 1m 수심의 얕은 하천에서 몸을 최대한 낮춘 채 좌우를 살피며 남쪽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합참 관계자는 “때로는 수풀 지역에 몸이 가려 이동하는 모습이 안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군은 당일 야간에 무장 병력으로 이뤄진 작전팀을 투입해 유도 작전을 개시했다. 작전팀이 100m 거리까지 접근하자 북한 남성은 “누구냐”고 물었고, 작전팀장(중사)은 “우리는 대한민국 국군이다. 안전하게 안내하겠다”고 말한 뒤 그를 데리고 DMZ를 빠져나왔다고 한다. 자신을 민간인이라고 밝힌 이 남성은 당시 비무장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A이 남성은 임진강 강물을 따라 사흘 동안 떠내려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 기간 북한에서 챙겨온 술과 돼지비계만으로 버텼다고 한다.
당국 소식통은 “일반적으로는 생존이 어려운 방식이지만 운 좋게 성공한 사례”라고 했다.
북한 주민이 MDL을 거쳐 육상으로 남하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북한군 1명이 동부전선의 동해선 개활지를 따라 MDL을 넘어와 귀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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