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에서 대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 첫 집권여당 대표로 당선된 정청래 신임 대표는 경선 기간 ‘당 대포’를 자임하며 국민의힘을 해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2일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도 “아직도 반성을 모르는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과 그 동조 세력을 철저하게 처벌하고 단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어진 취재진과의 질의 응답 과정에서도 국민의힘과의 관계에 대해 “여야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12·3 계엄 등에 대한 국민의힘 측의) 사과와 반성이 먼저”라며 “그러지 않고는 저는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험한 일, 궂은 일, 싸울 일은 제가 앞장서서 솔선수범하겠다“며 ”이 대통령은 국정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치권 내에서의 강대강 대치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 신임대표는 ‘초강경파’로 손꼽혀왔다. 그는 경선 기간 내내 “싸움은 제가 할 테니 대통령은 일만 하시라”, “내란 세력과 타협·협치·거래는 없다”, “내란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대야(對野) 관계에서 실리와 협치를 강조했던 경쟁자 민주당 박찬대 의원에 압승하면서 그의 행보에 탄력이 붙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신임 대표의 강경론을 당원들로부터 인정받았다는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정청래표 강공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정 신임 대표는 민주당이 스스로 ‘검찰·언론·사법 개혁’이라고 부르는 각종 법안 통과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4일 국회 본회의에는 민주당이 사실상 단독 처리한 방송3법,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등 쟁점법안이 올라간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예고하고 있지만 정 신임 대표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전광석화처럼 해치우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그는 입법 강공 드라이브를 보여준 바 있다. 국회 법사위원장 시절 이른바 ‘3대 특검법’의 법사위 통과를 주도했다. 이 같은 정 신임 대표의 행보는 민주당이 검찰 개혁법이라고 부르는 검찰 관련 4법에 대한 속도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신임 대표는 검찰청을 아예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등을 신설하는 내용의 관련 법안들을 올해 추석(10월 6일) 전 처리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이날 당 대표 당선 직후에도 “강력한 ‘개혁 당대표’가 돼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을 추석 전에 반드시 마무리할 것”이라며 “바로 검찰·언론·사법 개혁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예고한 정당해산 심판 청구도 대야 관계의 긴장 요소다. 국민의힘을 ‘내란당’으로 규정해온 정 신임 대표는 이미 국회가 본회의 의결을 통해 위헌 정당해산 심판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또 내란범 배출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차단,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무더기 제명 촉구 결의안 등도 발의한 상태다.
다만 22일 국민의힘의 새로운 당 대표가 누가되는 지는 변수다. 현재 국민의힘 당권 경쟁은 사실상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 구도로 치러지고 있다.
반탄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정국이 일부 해동되면서 협치의 공간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찬탄 후보가 당선되면 ‘냉동 정국’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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