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與지도부 만찬회동
정청래 “추석전 입법 완료” 언급… 일각 “정치적 메시지일뿐” 혼선
보완수사권-중수청 배치 부처 등… 세부 내용은 추후에 더 논의키로
당지도부와 2시간 회동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정청래 대표(왼쪽), 김병기 원내대표(오른쪽)와 주스로 건배를 하고 있다. 당정대는 이날 추석 전까지 검찰청 폐지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추석 전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등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한 것은 지지층을 고려해 당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18일 국무회의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여권 내에서 검찰개혁 속도 조절론에 대한 혼란이 커지자 이를 조기에 차단하려 했다는 것. 다만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통해 검찰청 폐지를 못 박으면서도 세부적인 검찰 개혁법안은 추후 당정 협의를 통해 수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 ‘추석 전 검찰청 폐지’로 검찰개혁 얼개 완성
이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은 20일 오전부터 ‘추석 전 입법’을 둘러싼 당내 이견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검찰개혁) 입법이 완료되는 것은 좀 더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싶다”며 “추석 전 완료라는 것은 얼개 그림을 추석 전에 국민들한테 선보이겠다는 취지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석 전 마무리라는) 정청래 대표의 말씀은 정치적인 발언, 메시지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자 당 지도부는 ‘추석 전 입법’ 의지를 재확인하며 맞받는 모양새가 펼쳐졌다. 문대림 대변인은 최고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정 대표 의지는 추석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거침없이 나갈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 검찰정상화특별위원장인 민형배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에 대해 “그럴 여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정 대표가) 수사 기소 분리를 위한 구조 개혁을 추석 전까지 하겠다고 그랬고 귀성길 라디오 뉴스로 그걸 듣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날 만찬에서 이 대통령은 수사-기소 분리 대원칙을 추석 전까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반영하기로 교통정리를 했다. 그러자 정 대표는 “대통령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고 김병기 원내대표는 “수사·기소 분리 자체가 대변혁”이라고 했다고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불가역적인 수사 기소 분리 법안을 추석 전 처리하겠다는 당정대의 일치된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는 정부조직법 개편을 통해 추석 전 검찰청을 폐지하겠다는 데엔 뜻을 모았지만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을 행정안전부 또는 법무부 산하에 둘지 등 세부사항에 대해선 논의를 더 이어가기로 했다. 민주당은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둬야 한다는 의견인 반면에 법무부는 중수청을 법무부 산하에 둬야 기존 검사와 수사관 등의 효율적인 인력 재배치가 가능하고, 수사 역량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당 검찰정상화특위와 법무부 등이 참여한 비공개 당정회의에서도 법무부는 경찰이 공소청에 사건을 모두 송치하고, 공소청에는 최소한의 보완수사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보완수사권도 폐지해야 한다는 당 입장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여파로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지게 되면서 발생한 비위와 사건 처리 지연 등의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다.
● 李 “‘원팀’으로 새 정부 효능감 느끼게 하자”
이날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회동은 상견례 차원에서 2시간가량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의 당선과 지도부 구성을 축하드린다. 당과 정부가 원팀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국민께서 새 정부의 효능감을 느끼시도록 하자”며 “말보다 결과로 책임지는 자세가 중요하다. 국민께서 내 삶이 바뀌고 있다는 체감을 하실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자”라고 당부했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정 대표는 초대에 감사를 표시하며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지고 성과를 냄으로써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당이 뒷받침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이도록 하자”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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