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 풍수 전문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논란의 당사자와 13차례에 걸쳐 4시간 넘게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 풍수가 등 비공식 라인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21일 동아일보가 확인한 김 여사 휴대전화 통화 내역에 따르면 김 여사는 2023년 7~9월 풍수 전문가 백재권 씨와 13차례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풍수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백 씨는 유명 정치인을 동물에 비유한 ‘동물 관상학’으로 세간에 알려진 인물이다.
백 씨를 둘러싼 논란은 2023년 7월 경찰 수사에서 백 씨가 관저 후보지였던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다녀간 사실이 드러나며 본격화했다. 앞서 무속인 천공이 공관 등 관저 후보지를 둘러봤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경찰이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결과 천공이 아닌 백 씨가 육군참모총장 공관 등에 다녀간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김 여사와 백 씨의 통화는 이 같은 경찰 수사 결과가 알려진 2023년 7월 직후 집중됐다. 가장 긴 통화는 1시간 35분 동안 이어졌고, 총 통화 시간은 4시간 26분이었다. 13차례 통화 중 두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김 여사가 먼저 전화를 걸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특검은 김 여사 구속 이후 13일 관저 인테리어를 맡았던 업체 21그램과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으로 일하며 관저 이전 업무를 총괄했던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의 자택, 감사원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관저 의혹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무자격 업체 하도급 등 일부 절차상의 문제만 확인했을 뿐 관저가 보안시설인 만큼 수의계약 자체는 위법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김 전 차관은 감사원 감사 당시 관저 공사를 21그램에 맡긴 경위에 대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 경호처 등 윤석열 정부와 밀접한 분들로부터 해당 업체를 추천받았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누가 추천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운영한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한 21그램이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맡게 된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은 김 전 차관과 21그램 대표 김모 씨 등 관계자들을 불러 김 여사와의 연관성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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