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하청 노조 “진짜 사장 나와라”…직접고용 교섭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5일 13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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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국회 통과 다음날
민노총 소속 노동자들, 원청에 촉구
27일엔 “부당노동행위” 고소장 제출예정
네이버 계열사도 모기업에 임금 등 교섭촉구

민주노총, 진보당 등 노조법 2·3조 개정운동본부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8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가결을 지켜보고 있다. 뉴스1
민주노총, 진보당 등 노조법 2·3조 개정운동본부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8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가결을 지켜보고 있다. 뉴스1
하청 근로자에 원청에 대한 교섭 요구권을 부여한,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법 2·3조 개정안)이 24일 통과되자마자 하청업체들과 계열사들이 원청과 모기업에 교섭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서는 모양새다.

현대제철과 도급계약을 맺은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25일 원청인 현대제철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기자회견에서 “진짜 사장 현대제철은 비정규직과 교섭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현대제철 하청 노동자들은 현대제철이 아닌 하청업체와 근로 계약을 맺고 현대제철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다. 노란봉투법 이전까지 이들의 교섭 대상은 하청업체이지만,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부터 이들도 원청인 현대제철과 교섭할 권리를 갖게 됐다.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이달 27일에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현대제철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고소 참여 근로자만 약 19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도 27일 오후 4시30분 경기 성남시 네이버 사옥에서 임단협 결렬 6개 법인 조합원과 함께 2차 집회를 개최하고 모기업이 직접 교섭에 나서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이들 6개 법인은 모기업인 네이버와 네이버웹툰의 계열 회사다.

뉴시스
이들은 앞서 이달 11일 조합원 600여 명이 모인 1차 집회를 열었고 모기업인 네이버와 네이버웹툰 등이 응하지 않아 추가 교섭을 벌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24일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이를 계기로 네이버 계열 6개 법인의 사업, 임금, 복지 등에 대해서 모기업인 네이버와 네이버웹툰이 앞으로 계열사와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업종노조연대 역시 법 통과가 사실상 확실시된 지난달 HD현대·한화오션 등 원청에 공동 교섭을 촉구하기도 했다.

원청과 관계없는 근로 계약을 재조정해달라는 사례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SK하이닉스에 협력사 직원들이 부당 해고를 당했다며 이를 해결해 달라는 요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근로자에 대한 임단협을 원청이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란봉투법 이전까지 계열사의 임단협 책임은 해당 계열사가 지어야 하지만,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계열사 근로자의 임단협 체결이나 조정을 모회사에 요구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개정된 노조법 법상 사용자의 범위가 ‘협력업체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로 정의되고 있어 계열사 근로자의 사용자가 본사 혹은 모기업이 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이 통과됐지만, 법 자체가 모호한 측면이 있다”며 “이에 대응해야 할 근로자와 사측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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