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필리버스터, 아무도 듣지않는 공허한 독백…제도개선-대안 생각해봐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5일 14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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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법무, ‘상법’ 관련 24시간 본회의장 자리 지켜
“국회 삭막…대화-타협 사라진 정치 너무 걱정”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상법 일부개정법률안(2차 상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듣던 중 얼굴을 만지고 있다. 2025.08.25 뉴시스
25일 국회에서 2차 상법 개정안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거쳐 통과된 가운데 24시간 본회의장에서 자리를 지킨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금의 필버(필리버스터)는 아무도 듣지 않는 그저 공허한 독백”이라며 “일하는 국회가 되기 위해 필버 제도의 개선이나 대안을 생각해 보아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전날 오전 9시 40분경부터 이날 오전까지 본회의장에 출석해 대기했다. 통상 어떤 법안에 무제한 토론이 이뤄지면 관련 질의 등에 대비해 소관 부처의 장이 출석해 대기한다. 상법은 법무부 소관이기 때문에 정 장관이 자리를 지킨 것이다.

일반적으론 여야 동의 하에 장관과 차관이 교대로 출석하지만, 정 장관의 경우 야당이 동의하지 않아 혼자 24시간 동안 출석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8월 임시국회에선 ‘방송 2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가 있었는데, 각각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자리를 지켰다.

국회에 따르면 필리버스터 중 소관 부처의 장 출석과 관련해 명문화된 규정은 없다. 다만 국회법상 다른 규정들을 준용해 관례에 따라 각 부처 장관을 출석시켜왔다고 한다. 국회법 93조는 본회의 안건 심의 시 “질의·토론을 거쳐 표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준용해 법안 관련 질의와 토론을 위해 대상인 부처의 장이 관례상 출석해왔다는 것이다.

여야 동의 하에 차관이 장관 대신 출석하는 내용은 121조(국무위원 등의 출석요구) 중 “의장은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 하에 “국무위원이 정부위원(차관 등)으로 하여금 (본회의에) 대리하여 출석·답변하게 할 수 있다”는 조항을 준용한다.

정 장관은 “필버가 아니라 1인당 10분 이내로 10명이 찬반 토론을 하고 무기명투표를 하면 더 좋은 합리적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라며 “국회가 너무 삭막해졌다.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정치의 끝이 어디가 될지 너무 걱정된다”고 했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2차 상법 개정안은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사가 이사를 선임할 때 집중투표제를 의무 적용하고 다른 이사들과 분리 선출하는 감사위원을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는 내용이 핵심이다. 지난달 3일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1차 상법 개정안의 후속 법안이다. 1차 개정안에는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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