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트럼프 정상회담]
개인 명의 글로 비난 수위 조절
북한이 23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서울 위정자의 추태” “외교 촌극” 등 표현을 동원해 비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방일로 한일·한미일 공조 강화 기조를 분명히 하자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김혁남 개인 명의의 ‘3각 군사공조 실현의 척후로 나선 서울 위정자의 추태’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국 집권자가 흔들림 없는 한일, 한미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한일 관계 발전이 한미일 협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가기로 했다면서 곧 만나게 될 백악관 주인을 향한 구애의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미일 협력을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구애 메시지’로 폄하한 것. 그러면서 “이번 한일 수뇌회담은 워싱턴의 오해를 덜어보려는 서울의 불안 심리가 빚어낸 하나의 외교촌극”이라고 비난했다.
김혁남은 “리(이)재명이 야당 대표 시절 민심 유혹을 위해 내뱉곤 하던 ‘대일 강경’ 발언으로 얻어쓴 ‘반일’ 감투 때문에 집권 이후 일본 내부의 싸늘한 시선은 물론 미국의 냉대와 압박을 받아온 것은 잘 알려져 있다”며 이 대통령의 실명도 언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혁남이라는 인물의 소속 등 신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개인 명의 글로 비난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면서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까지 지켜본 뒤 공식적인 입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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