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순간부터 여당 아닌 국민 대표”
‘악수도 안 한다’ 강경기조 정청래
“당대표로 궂은일-싸울 일 하는 것”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공식적인 야당의 대표가 법적 절차를 거쳐 선출되면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반탄(탄핵 반대) 진영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정청래 대표가 이끄는 더불어민주당과의 대치가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협치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기내 간담회에서 ‘반탄파가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되더라도 야당과 대화를 하겠다는 생각이 유효한지’를 묻는 질문에 “여당 대표인 정 대표의 입장과 대통령의 입장은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저는 여당의 도움을 받아 여당의 입장을 갖고 대선에서 이겼지만, 당선돼 국정을 맡는 순간부터 여당이 아닌 국민을 대표해야 한다”며 “물론 여당과 조금 더 가깝긴 하지만 야당을 배제해서는 안 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대표로 선출된 이후 “지금은 내란과의 전쟁 중이고, 사과와 반성이 먼저 있지 않고서는 그들(국민의힘)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만나거나 악수를 하지 않는 등 대야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하고 있다. 상당 부분 거기에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도 한다”며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컨벤션 효과’를 한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이어 “객관적으로 나타나는 국민 지지도가 나쁘게 변하면 저라고 기분이 좋을 리 있겠느냐”면서도 “정치와 국정에 있어 인기를 끌려고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하면 살림이 제대로 될 리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정 대표는 “대통령의 당연하고 옳은 말씀”이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여야를 다 아울러야 한다. 나는 여당 대표로서 궂은일, 싸울 일을 하는 거다. 따로 또 같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현재 정 대표의 스탠스가 자신의 입장과 같다고 하는 것을 확인해 주신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의 악수 거부에 대해서도 “제1야당(국민의힘)이 불법적 비상계엄에 동조하는 듯한 태도를 단절해 여당 대표가 제1야당과 정말 기꺼운 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춰 달라는 정중한 요청”이라며 “제1야당도 국회로 돌아와 여당과 대화할 수 있도록 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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