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당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6일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로 장동혁 후보가 선출되면서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성 ‘반탄파(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인 장 대표는 당내 ‘찬탄파(탄핵 찬성)’를 내부 총질 세력으로 규정하고 “함께 갈 수 없다”고 공헌해왔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선거 기간동안 찬탄파를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해왔다. 그는 24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밖에 있는 50명의 적보다 안에 있는 적 1명이 훨씬 더 위험하고 조직을 망가뜨리기 쉽다고 생각한다”며 각을 세웠다. 또 “(내부 분열을 일으키는) 그런 분들에 대해선 결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출당 조치 등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결선에서 경쟁했던 김문수 후보가 한동훈 전 대표를 비롯해 당내 찬탄파를 포용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을 때 장 대표 측은 “야합”이라고 반발했다. 여기에다 당 대표를 포함해 새롭게 꾸려질 최고위원회가 반탄파 절대 우위로 구성되면서 찬탄파는 더욱 궁지에 몰린 모양새가 됐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의 내홍이 당분간 길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두고 날 선 발언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인간적 예의’를 이유로 윤 전 대통령 면회를 가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반면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은 찬탄파의 핵심 주장 중 하나다.
장 대표가 쇄신 요구 등을 내부 총질로 규정한 만큼 혁신 방향에 대한 의견도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또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됐던 인적청산 요구 등도 동력을 잃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장 대표가 선거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지지층인 ‘윤어게인’ 등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결집시킨 만큼 그들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 탓이다.
당장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지명직 최고위원 등 발탁 여부도 큰 관심이다. 전 씨는 이번 전대에서 반탄파의 지지를 규합하고 장 대표에게 힘을 싣는 데 총력을 다했다. 반탄파를 중심으로 전 씨 출당 요구가 거셀 때도 장 대표는 “전 선생은 당을 지키고 정권을 지키자고 함께 싸운 사람”이라 변호했다. 토론회에서는 ‘내년 재·보궐 선거에 한동훈 전 대표와 전 씨 중 누굴 공천할 거냐’는 질문을 받자 전 씨를 꼽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처럼 분당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한길 공천 확정, 한동훈 또 탈락! 분당의 길로 들어섰다”고 했다. 하지만 제 3정당이 성공을 거둔 사례가 극히 적다는 것을 그동안 학습해온만큼 분당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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