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입법 주도권은 당에”…검찰개혁 이견, 한발 물러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8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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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 법무부 산하 설치 등 주장에
“여러 의견 전달…개인적 의견은 없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8.26. 뉴시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8.26. 뉴시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법무부 아래 두느냐 행정안전부 산하로 옮기느냐 등을 놓고 정부여당이 신경전을 벌인 가운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입법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는 것”이라고 28일 말했다.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에서 ‘신중론’을 유지해 온 정 장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불만이 커지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 기능을 넘겨 받을 중수청을 법무부가 아니라 행안부 산하에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같은 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검찰·언론·사법개혁과 당원주권개혁 작업은 한 치의 오차도, 흔들림도, 불협화음도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이 열리는 인천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개혁과 관련해 “(당정 간) 이견은 없다”며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 발짝 물러섰다. 워크숍에서는 상임위원회 별 의원들의 분임토론이 진행된다. 정 장관은 분임토론 참석 여부와 관련해 “법무부 장관이니까 (법제사법위원회에) 당연히 인사드리고 해야죠”라면서도 “(의견 나눔에 대해선) 유구무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검찰정상화특별위원회는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대범죄수사청을 두고 검찰청을 완전 폐지해 기존 검찰에는 사건을 기소하고 재판을 유지하는 공소 권한만 남기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최근 정 장관은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에 대해 신중론을 펼쳤다. 또 검찰의 수사지휘권 유지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그러자 검찰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생각하는 것 같다”며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 장관은 ‘주도권이 당에 있다’는 답변과 관련해 “내가 주장하는 게 아니라 이런 저런 의견이 있다는 것을 전달한 것일 뿐”이라며 “당에서 의원들이 폭넓게 의견 수렴해서 잘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여전히 중수청을 법무부 산하에 두는 게 합리적이라고 보는가’라는 물음에는 “여러 의견들을 지금까지 전달했었지만 개인적 의견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정 장관은 또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개혁과 관련해 우려의 말을 전한 것은 없다고도 답했다.

우상호 정무수석이 2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8.21/뉴스1
우상호 정무수석이 2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8.21/뉴스1
대통령실은 검찰개혁을 둘러싼 당정 이견 표출에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평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의원단 워크숍에 격려차 방문해 취재진과 만나 “최근에 대통령께서 당하고 정부에다가 공론화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다는 것은 이제 각론으로 들어가서 세부적인 여러 가지 방안들이 각각의 의견들을 공개적으로 토론하면서 때로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듣고 국민 여론도 살피는 과정을 거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일각에서 정 장관을 비난하는 데 대해 “특정인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공격은 하지 말고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내달 7일 고위당정협의가 예정돼 있는데 그때까지 합의가 안 되면 (고위당정을) 한 번 더 열어도 된다”고 말했다.

#검찰개혁#중수청#수사지휘권#정성호#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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