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통일교측 샤넬백·목걸이·천수삼茶, 김건희에 전달된 걸로 판단”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9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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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5.8.12/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5.8.12/뉴스1
윤석열 정권을 둘러싼 각종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되고 있는 김건희 여사가 결국 구속 상태로 법정에 서게 됐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와 관계자들의 진술이 대부분 거짓이라고 판단했다. 통일교와 전성배(건진법사) 측이 건넨 샤넬백, 그라프사 다이아몬드 목걸이, 천수삼 농축차 등도 김 여사에 실제로 전달된 것으로 봤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과정에서도 김 여사는 단순히 전주(錢主)가 아닌 공모관계에 있었다고 보고 있다.

특검 “샤넬백 등 김 여사가 받은 증거 확보”

디올백 영상 속 ‘바쉐론’ 추정 손목시계
2022년 9월 13일 최재영 씨가 서울 서초동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건희 여사에게 디올백을 건네며 촬영한 영상 속 김 여사가 착용한 손목시계가 바쉐론 콘스탄틴 제품과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업가 서모 씨는 같은 해 9월 7일 전달했다고 주장했지만, 김 여사는 특검에 “모른다”는 취지로 밝힌 바 있다. 서울의소리 유튜브 캡처
디올백 영상 속 ‘바쉐론’ 추정 손목시계 2022년 9월 13일 최재영 씨가 서울 서초동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건희 여사에게 디올백을 건네며 촬영한 영상 속 김 여사가 착용한 손목시계가 바쉐론 콘스탄틴 제품과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업가 서모 씨는 같은 해 9월 7일 전달했다고 주장했지만, 김 여사는 특검에 “모른다”는 취지로 밝힌 바 있다. 서울의소리 유튜브 캡처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29일 김건희 여사를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공천개입),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건진법사·통일교 인사 청탁 등) 등 3가지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 구속은 특검팀이 지난달 2일 현판식을 열고 수사를 개시한 지 59일 만이다. 전직 대통령 부인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지는 건 김 여사가 처음이다. 또 역대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 상태로 재판받는 것도 처음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앞서 내란특검에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박상진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김 여사는) 전성배(건진법사)와 공모하여 2022년 4월경부터 같은 해 7월경까지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통일교 지원 관련 청탁을 받고 합계 800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하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다”고 했다.

김 여사에 전달된 것으로 보이는 물건들은 2000만 원 상당의 샤넬백, 6000만 원대의 그라프사 다이아몬드 목걸이, 천수삼 농축차 등이다. 이 같은 뇌물 수수 여부는 2023년 최재영 목사가 디올 백을 전달하는 영상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박 특검보는 “다양한 증거들을 수집한 결과, 이 물건들이 김 여사에게 전달됐다고 볼만한 충분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혐의에 대해서도 단순 전주 역할을 넘어 공모 관계에 있었다고 봤다.

박 특검보는 “김건희 씨는 권오수(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공모하여 2010년 10월경부터 2012월 12월경까지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범행을 함으로써 8억 1000여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하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김건희 씨가 단순 전주가 아니라 충분히 공모관계에 있었다는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고 말했다.

“각종 인사 개입에도 핵심 관여”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21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2025.8.21. 뉴스1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21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2025.8.21. 뉴스1

특검은 국민의힘 공천 개입 과정에서도 김 여사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봤다.

박 특검보는 “(김 여사는) 윤석열과 공모하여 2021년 6월경부터 2022년 3월경까지 명태균으로부터 합계 2억 7000여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며 “이에 해당하는 여론조사 횟수는 총 58회다”라고 했다.

특검팀은 통일교 등의 인사 청탁 의혹에 대해 김 여사에 뇌물죄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가 김 여사가 당시 ‘공무원 신분’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알선수재는 사실상 뇌물이지만, 대상자가 국정 운영 등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민간인에게 적용된다.

그 결과 알선수재 형량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1억 원 이상 수수 시 뇌물죄가 적용되면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게 된다. 박 특검보는 “시기와 (김 여사의) 신분의 문제도 있다”며 “어떤 대가성 문제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런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사팀이 정치자금법 위반, 알선수재로 이번에 일단 기소하게 됐다”고 했다.

특검팀이 재판 진행 과정에서 김 여사에 대한 혐의를 추가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공소장에 적용되지 않았지만, 특검팀이 수상 중인 의혹에는 서희건설 인사 로비,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인선 압력 등이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취득한 범죄 수익 10억 3000여만 원으로 산정했고 이번 구속 기소와 함께 추징 보전을 청구했다.

전면 부인하는 김건희 측 “묵묵히 재판 임할 것”

김 여사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도 특검팀이 내세운 3가지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주가조작 당시 서울대 경영전문석사 과정에 매진하느라 다른 활동을 할 겨를이 없었고 시세조종에 가담할 정도로 주식 거래에 정통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명 씨에게도 여론조사를 요구하거나 지시한 적이 없고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할 의지나 권한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공천과 관련해 잦은 연락이 부담스러워 김 전 의원과 관계도 사전에 끊어냈다는 것이다.

통일교, 전 씨가 준 것으로 보이는 각종 물품 역시 실제로 받지 못하거나 모조품이라는 입장이다.

김 여사는 이날 특검팀 구속에 대해 “가장 어두운 밤에 달빛이 밝게 빛나듯이 저 역시 저의 진실과 마음을 바라보며 이 시간을 견디겠다”며 “제게 주어진 길을 외면하지 않고, 묵묵히 재판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건희특검#김건희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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